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참석해 연설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쇼는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BTS와 팬클럽 아미에 깊이 사과하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BTS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담(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 참석해 각각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과 상생의 마음을 지금 즉시 함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고, 이어 연단에 오른 BTS는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기후위기 대응과 코로나19 백신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연설에 대해 24일 방영된 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유엔 사무총장과 제가 수백번 연설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페이스북 글에서는 BTS가 유엔총회장에서 ‘퍼미션 투 댄스’를 부른 것에 대해 “역사적 사건이었고, 우리의 새로운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과 BTS의 유엔 연설에 대해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미국의 홀대에도 참석을 강행한 이유는 유엔총회장에서 연설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과 세계적 가수 BTS가 채운 ‘쇼’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쇼는 그만하고 진정한 국가안보를 챙겨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수미 상근부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인 BTS의 유엔 연설을 ‘쇼’로 폄하한 국민의힘은 BTS와 그 팬클럽 아미에 깊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 부대변인은 “무엇보다 BTS의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려 한 순수한 의도를 폄훼하고 모욕하는 국민의힘의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BTS를 조롱하는 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방영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BTS가 유엔총회장에서 불렀던 ‘퍼미션 투 댄스’에 대해 “노래도 아름답고 안무도 아름답지만, 차이를 뛰어넘는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들을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상체를 긁는 듯한 동작을 선보이며 BTS 멤버들에게 “이런 게 있죠”라고 물었다. 이 동작은 BTS가 ‘퍼미션 투 댄스’에서 선보이는 안무 중 하나로, ‘즐겁다’는 뜻의 국제 수화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퍼포먼스’에 BTS 멤버들이 수화를 활용한 다른 2개의 안무 동작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앵커인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까지 모두 따라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