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을 방어하다가, 간단한 ‘수익률’을 잘못 계산했다는 지적이 24일 나왔다. 이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의 계산법이 틀렸다며 몰아붙이다가 자신이 계산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24일 오후 부산 KBS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왼쪽), 이낙연 후보가 인사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K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 TV토론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세게 맞붙었다. 토론 후반부, 이 지사는 주도권을 쥔 토론에서 이 대표에게 수익률 계산을 물었다.

이재명│“이낙연 후보님께 간단하게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전에 물어봤는데 답을 안 하시더라고요. (자본금) 1억원짜리 회사가 500억원을 조달해서 투자해 250억원을 남기면 이 (수익률이) 50%입니까 250배입니까?”

이낙연│“그런 질문에 대해 제가 마치 시험 보듯이 하는 건 좀 이상하고요.”

이재명│“아니, 1만1000, 11만배라고 주장했잖아요.”

이낙연│“아니, 우리가 이 대장동에서 벌어진 과도한 이익에 대한 국민들의 상실감은 분명히 있는 것이고요, 그에 대해서 성의 있게 설명해 드리시면 되는 것이지요. 우리끼리 티격태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아니, 최소한 법대 나오셨잖아요. 1억원짜리 자본금 회사가 500억원 투자해서 250억원 남으면 이게 (수익률이) 250배냐 50%냐, 0.5배냐, 그 정도는 알 수 있는데 1만1000배다. 이게 250배라고 본인이 주장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낙연│“1만1000배라는 말을,”

이재명│“11만배라고 그러셨죠. 5000만원짜리 회사가 뭐 얼마를 벌었으니.”

이낙연│“그런 말은, 아닙니다. 1100배라는 얘기는 제가 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그게 그 말 아닙니까?”

이낙연│“아닙니다. 그렇지 않고요, 거듭 말씀 드리지만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본 것, 더구나 공영개발…(발언 기회 뺏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대화로 미루어, 이 지사는 자본금 1억원인 회사가 5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해 250억원의 이익을 얻었으면 수익률은 50%(0.5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수익률'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그러자 국민의힘 대권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돕고 있는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법대에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다르게 가르치냐”며 “설마 250 나누기 500 해서 50%라는 것이냐”고 썼다.

외부에서 조달한 500억원은 타인자본이므로, 총 501억원을 투자해 750억원을 만들었더라도 수익률은 250배가 맞는다는 것이다. 투입한 자기자본이 1억원이고 순이익이 250억원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지난 19일 토론회 발언을 부정확하게 인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이 지사를 향해 “소수 업자가 1100배 이득을 얻은 것은 설계 잘못이냐, 아니면 설계에 포함된 것이냐”고 물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화천대유’는 57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수익률이 약 1100배라는 지적이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19일 토론회에서도 이 지사에게 “법학 공부하지 않았느냐. 1억원 자본금의 회사가 500억원을 투자받아서 250억원의 이익을 남겼으면 50% 이익이냐 250배 이익이냐”고 반박했다. 그로부터 6일 뒤 이 전 대표를 향해 “1만1000배, 11만배라고 했다”고 몰아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