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수급과 관련해 "베트남 백신 공여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충분히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며 "백신 후발국들을 도울 계획"이라고 했다.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각)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의 백신 접종에 필요한 물량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하기 위해 찾은 미국 뉴욕에서 지난 20일(현지 시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백신 교환'을 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오는 25일부터 영국으로부터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100만회분 순차적 도입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이튿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은 100만회분 이상의 코로나 백신을 10월 중 베트남에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결과 백신 수급과 관련해 한·영 백신 스와프와 베트남 백신 지원이 결정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백신에 대한 국제 협력을 높이고, 우리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백신 후발국에 대해 백신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은 올해에도 백신 확보 물량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초기에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가 조금 늦어져 다른 나라보다 백신의 초기 진행이 조금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따라잡아서, 아마 다음 달쯤 되면 백신 접종률에서 우리가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정 백신의 공급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류별로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결과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하면서 "여유 물량을 활용해 (다른 나라를) 도울 계획"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로의 방역체제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접종이 됐을 때 방역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일상을 회복해 나갈 것인지 하는 계획을 전문가들이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쯤 되면 그런 계획을 가시적으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달 말쯤 접종 완료율 70%를 넘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되면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야 하는데,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