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23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국민사과와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했다. 정의당 대권주자인 심상정 의원도 “개발 사업자 선정에서부터 수익배분 구조 등 과정 전체가 대단히 비상식적”이라며 “(이 지사가) 무능했거나 완전히 무책임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배임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사실상 공공개발로 포장한 불로소득 복마전이었다는 국민적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공공개발 이름으로 시행한 사업으로 발생한 막대한 불로소득을 방치하고 묵인한 것에 (이 지사가) 대국민 사과 먼저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도리어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며 변명할 처지가 아니다. 의혹의 실체가 무엇이 됐든 대장동 개발로 올린 1000배 불로소득은 결국 입주하는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턴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에 사과하는 것이 순서”라고도 했다.
여 대표는 또 “5503억의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환수했다는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5503억의 내막은 애당초 공공 개발사업으로 추진해도 될 사업을 민간 사업자에게 줌으로써 민간 사업자가 5503억을 부담하고도 더 큰 수익을 가져가게끔 미리 짬짜미한 큰 그림에 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단 1원이라도 취한 부당 이익이 있다면 후보직과 공직을 다 사퇴하겠다며 어떠한 수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특검은 불순한 동기라며 거부하고 있는데, 경찰 수사는 되고 특검은 안 된다는 주장을 과연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더운 밥 찬 밥 가려서는 안 된다. 이번 대장동 특혜 의혹은 대선 전에 신속하게 그 실체가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여 대표는 “화천대유를 둘러싼 지리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국회의 책임 있는 국정감사에서 다룰 것을 요구한다”며 “이 후보는 어떤 수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현직 도지사로 국감에 출석해야 할 것이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관련자는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적 의혹에 낱낱이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이 대장동 개발 의혹이 나온 뒤 이 지사에 대해 비판적 입장에서 특검과 국정감사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상정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저는 이 지사의 해명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며 “개발 사업자 선정에서부터 수익배분 구조 등 과정 전체가 대단히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박 로또’로 불렸던 판교신도시 인근 개발사업이라 당연히 천문학적 이익이 예상되었음에도 일정액까지만 확보하고 그 이상의 이익 배분을 포기했다면, 그것은 철저히 무능했거나 완전히 무책임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배임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공개발의 외피를 썼지만, 민간개발사업자의 막대한 불로소득을 공공이 방치했거나 동조한 사업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이 지사가 지론대로 차라리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했다면, 혹은 민관합동으로 추진하되 사후 이익 배분에 공공의 몫을 상식적으로 배분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의혹”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에 선 인물이 불로소득 잡는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날로 깊어가고 있다”며 “이 지사는 국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진솔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수사라도 적극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임검사를 지명하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