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좌담회 도중 '조국 사태' 이야기가 나오자 자리를 떠나 돌아오지 않은 사실이 16일 알려졌다. 김 의원은 "복잡한 심경에 스튜디오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서 더 이상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김남국 대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이날 '2040세대 좌담회' 기사를 실었다. 좌담회에는 40대 대표로 한국 나이로 올해 마흔 살인 김 의원과 동양철학자 임건순(40) 작가, 20대를 대표해 류호정(29) 정의당 의원과 임승호(27) 국민의힘 대변인이 참석했다.

좌담회에서 20대와 40대의 시각 차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화제에 올랐다. 20대가 최근 정부·여당에 가장 부정적인 세대로 변한 것에 대해 류 의원은 "내로남불로 표현되는 위선 때문"이라고 했다. 임 작가는 "20대들은 '조국 사태'를 통해 586세대도 산업화 세대와 똑 같은 기득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데, 조국·윤미향 사태 등을 거치면서 이들(정부) 역시 부패한 데 사과도 안 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조국 사태를 얘기한다면, 저는 국민의힘이 더 위선적이라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세대 성향 차이를 논하는 좌담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임 대변인이 "20대의 성향 변화를 말하면서 조국 사태를 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자, 김 의원은 "그러면 저는 (좌담회에서) 빠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오지 않았다.

인터넷 캡처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좌담회 초반부터 재보궐선거 정치적 평가를 하고, 조국 사태 등에 대해서 정치적인 논쟁만 했다"며 "그러던 중에 복잡한 심경에 스튜디오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서 더 이상 촬영을 계속 진행할 수 없었다"고 썼다.

이어 "현장에서 20여분 가량 마음을 진정시켜 보려고 했지만, 터져나 온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고 도저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며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을까, 왜 눈물이 계속 멈추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한마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친(親)조국 인사로 분류된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2019년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남국TV'에서 "조국 교수님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기도하면서 잔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을 비판한 금태섭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하겠다고 나섰으나, 민주당은 경기 안산단원을에 공천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징역 4년을 선고받자 지난 8월 12일 새벽 5시48분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벽 3시, 4시, 5시, 일이 다 끝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며 "과연 사법부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현재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수행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