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베트남·슬로베니아와 정상회담을 한다. 방탄소년단(BTS)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특별행사에서 같은 무대에 오르고, ABC 방송과 인터뷰에도 출연한다. 화이자 CEO와 만나 백신 협력도 논의할 예정이다.
◇BTS와 ‘SDG 모멘트’ 함께 참석…”국격 높아졌다”
청와대는 15일 문 대통령의 19~23일 미국 방문 일정을 소개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19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20일(현지 시각) BTS와 함께 ‘SDG 모멘트(Moment)’ 행사에 참석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체 유엔 가입국 정상을 대표해 유일하게 대면으로 참석한다. 문 대통령이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한 BTS도 연설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BTS에게 특사 임명장을 수여한 뒤 “유엔에서 SDG를 위한 특별행사를 여는데, 정상들을 대표해 내가,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서 BTS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다”며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대단히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한반도 평화 국제사회 지지 요청
문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 기후변화에 맞서는 포용적 회복 비전,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진 만큼 이에 부응해 우리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베트남·슬로베니아와 양자회담,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도 진행된다. 20일에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슬로베니아는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이라며 “한국과 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에 대한 지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21일 개최된다. 올해 4월 푹 주석 취임 이후 문 대통령과 첫 대면이다. 청와대는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 새 지도부와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회담 국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화이자 CEO 만남…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 속도
문 대통령은 21일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그동안의 코로나 백신 공급 노력에 사의를 표하고 향후 공급 협력 확대를 당부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큐어백 대표에 이어 글로벌 주요 백신 회사 대표를 모두 직접 만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불라 CEO를 접견한 후 문 대통령은 한미 백신협력 협약 체결식에 참석한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후속 조치 일환으로 원부자재 협력, 연구개발 협력 등을 확인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백신 자주권 확보, 글로벌 백신 허브로의 조기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 ABC 방송과 인터뷰…'미래세대와 소통’ 주제
문 대통령은 21일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도 한다. 청와대 측은 “BTS로 대표되는 미래세대와 소통,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최근 글로벌 현안, 기후변화, 대한민국의 급부상하는 소프트파워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놀룰루서 유해 인수식…”한미동맹 재확인”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 뉴욕 일정을 마치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이동한다. 이튿날 문 대통령은 호놀룰루의 펀치볼 국립묘지 헌화로 참전용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에 대한 훈장 추서식도 갖는다.
문 대통령은 곧이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본국으로 봉송하고, 동시에 하와이에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해외에서 대통령이 참석해 열리는 인수식은 처음”이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