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1차 컷오프 경선이 끝난 15일 당내 선두 경쟁을 벌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서로 승리를 장담하며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공방도 이어 갔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날 1차 컷오프 경선 결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비롯해 안상수·원희룡·유승민·최재형·하태경·황교안 후보 등 8명이 2차 경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 4명을 정하기 위한 2차 경선은 당장 내일(16일) 오후 1차 TV 토론회로 시작된다.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본경선 진출자가 확정되는 내달 8일까지 모두 6차례의 토론회로만 이뤄지는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각 후보들은 2차 예비경선과 본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중이 커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당원'을 강조하면서 토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차 예비경선은 '일반 여론조사 80%와 당원 여론조사 20%'였지만, 2차 예비경선은 '당심'의 비율이 10% 늘어난다. '일반 여론조사 70%와 당원투표 30%'이기 때문이다. 본경선은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가 같은 비율(50%)로 반영된다.

본선 여론조사에서는 '본선 경쟁력'도 측정한다. 대체로 일반 여론조사보다 당원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홍 의원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윤 전 총장 측은 자신감을 갖는 분위기이다. 반면 홍 의원 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심과 민심이 일치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5일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윤석열(사진 왼쪽 맨위부터 시계방향),홍준표,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안상수 후보 /연합뉴스.

◇ 깜깜이 된 1차 컷오프 결과…尹 "제가 확실한 승리카드" 洪 "판 기울 것"

당 선관위는 이날 8명의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했지만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 국민의힘 당내 경선 결과는 유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번에도 유출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에 선관위는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결과 확인을 정홍원 위원장과 한기호 부위원장, 성일종 의원 등으로 최소화하면서 유출을 막았다.

다만 당내 안팎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상에서 양강 구도를 보이던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1위를 놓고 오차범위 내 차이를 보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후 줄곧 지지율 1위를 유지해왔지만, 갖은 '설화'와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는 동안 홍 의원은 상승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컷오프 결과에 대해 "1차 경선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서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며 "저는 가장 확실한 승리카드"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압승을 위해 오늘부터 더욱 정진하겠다"며 "내년 3월 9일 대선 승리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것을 망쳤다"면서 "국민의 일과 집을 위해, 국민의 자유와 일상을 위해 그리고 국민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한다. 승리해 현 정권의 모든 비정상을 바로 잡는 것이 우리의 대의"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고(故) 조용기 목사 빈소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는 2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일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윤 전 총장에 앞선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컷오프를 통과한 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직 50일이 남았고 그 사이에 어떻게 (지지율이) 출렁일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20대, 30대, 40대, 호남 등의 지지에서 윤 전 총장를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근에는 50대도 따라가고 있다. 상대 후보 지지가 버티고 있는 것은 TK(대구경북)와 60대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윤 후보에게는) 재도약할만한 호재가 없고 악재만 남아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선판은 기울어질 것"이라고 했다.

2차 예비경선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며 '대세론'으로, 홍 의원은 최근 상승세인 야권 후보 적합도를 내세워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바람을 내세우며 당 지지층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16일부터 尹·洪 1대1 대결…洪 "하던대로" 尹 측 "정책 보고 있다"

16일 1차 토론은 8명의 후보자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토론회 형태다. 120분간 진행되는 토론에서 60분가량은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목해 토론이 이뤄지는 '주도권 토론' 형식이다. 추첨을 통해 기호 1번부터 4번까지의 후보들이 1~8번 중 원하는 후보를 지명해 총 30분간 주도권 토론을 진행하고, 이후 5번부터 8번까지 후보들이 총 30분간 주도권 토론을 벌인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맞대결이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홍 의원은 '토론회를 앞둔 각오'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뭘 또 각오랄 게 있겠냐"며 "원래 하던 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론회에 크게 구애 받는 사람도 아니고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다"고 했다. 1차 경선 과정부터 토론회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만큼, 거듭 토론회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셈이다. 홍 의원 측은 '내일 주도권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맞붙는 모양이 나오겠냐'는 질문에 "홍 의원이 별다르게 준비하고 있지는 않아도 자연스레 그렇게 되지 않겠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14일) 공개 일정을 진행하지 않으며 토론회 준비에 매진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되는 토론회인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임명된 윤 전 총장 캠프 김용남 대변인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후보님을 어제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정 이후에도 토론 준비를 하냐'는 질문에 "별다른 토론 준비라기 보다 정책 관련해서도 보고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두 사람은 이날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최초 의혹 보도 직전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 '제3자가 동석했다'면서 '특정 선거 캠프 소속'이라고 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홍 의원 선거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은 이필형씨를 해당 동석자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캠프에 있는 몇몇 사람이 그런 헛된 공작을 한다"면서 "팩트 없는 거짓말 만들어서 국민과 당원을 혼란 시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 캠프 측에서 지목한 사람이 오늘 인터뷰를 했을 것"이라며 "더이상 엉뚱한 소리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캠프의 핵심 인물 3명의 퇴출을 요구했다. 그는 "윤 후보 캠프에서 허위공작을 한 국회의원 두 명과 네거티브 대응팀의 검사출신 모 변호사는 퇴출하라"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같은 당원으로서 정권교체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힘을 합쳐야 할 입장"이라며 "저희도 음해공작이라고 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 오해가 생길만한 것들도 다 캠프에 당부해서 경선이 시너지가 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본부장 문제에 대해선 "캠프에서 법률팀이 실무를 담당하는 것 같은데 이야기 듣기만 했다"면서 "자리에 없었다면 문제가 안 되지 않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