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 추진된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정치권 주요 대권 경쟁자들이 13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대장지구 개발사업 과정이 본격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지사의 경쟁자들은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컨소시엄을 구성 당시 별다른 실적이 없고 출자금도 5000만원에 불과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라는 민간 업체가 주주로 참여해 3년간 500억원 이상 배당을 받았는데, 업체 소유자가 이 지사와의 관계로 인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공영 개발로 추진한 1조1500억원의 대장지구 개발사업은 시행사로 ‘성남의뜰’이라는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지사는 2017년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개발이익금의 사회 환원이라는 지역 개발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고 했었다.
성남의뜰은 2015년 7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을 위해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시중은행 등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성남의뜰 감사보고서 따르면, 2020년 12월 현재 성남의뜰 주주는 화천대유, SK증권, 성남도시개발공사, KEB하나은행, 국민행, IBK기업은행, 동양생명보험, 하나자산신탁이다.
성남의뜰 지분은 보통주를 화천대유(14.28%), SK증권(85.72%)이 나눠 소유하고, 나머지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우선주를 나눠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SK증권이 소유한 보통주는 모두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7호가 나눠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자공시스템에 게재된 천화동인1호의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천화동인1호는 성남의뜰 보통주의 29.9%를 보유하고 있고 화천대유는 천화동인1호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보통주의 44% 이상을 소유한 셈이다.
최근 3년간 배당액을 보면 화천대유에게 돌아간 액수는 577억원, 천화동인1호 등 SK증권에게 돌아간 액수는 3463억원이었다.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화천대유에 직접 배당된 액수와 천화동인1호를 통해 화천대유에 배당된 액수의 합계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액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거의 모든 과실은 ‘화천대유’란 회사가 따먹었다”며 “화천대유는 이 법인의 보통주 14.28%를 소유했을 뿐인데도 최근 3년 간 배당액이 577억 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226억 적자에서 2020년에는 1730억 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성남의뜰 우선주 54%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도 2019년에 1820억원을 배당 받았지만 2020년에는 무배당, 올해는 8억원만 배당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도지사의 특혜 없이 어떻게 이 작은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었겠나”라면서 “이 지사는 개발이익 환수가 현저히 축소된 데 대해 정직하게 설명하고, 시민 몫 운운하며 시민들에게 허풍을 떤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지사와 화천대유 소유주와의 관계, 특혜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이 지사와 경쟁하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도 이날 취재진에게 ‘해당 사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면서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오랫동안 나온 얘기고, 아무 문제가 없던 얘기”라며 “상당히 부적절하고 왜곡된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성남의뜰은 특수목적법인이고, 사업 집행을 위한 자산관리회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언급되고 있는 화천대유”라며 “왜 갑자기 어떤 회사가 나오냐고 하는데, 부동산 개발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걸 갖고 ‘의혹이다’, ‘논란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