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국군 내 가혹행위 등을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소개했다. “지옥과 같은 남조선(남한) 군살이(군 생활)의 실상을 깡그리 파헤쳤다”면서 한국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타이와 윁남(베트남), 영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널리 방영되고 있다”며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다는 사실도 전해 눈길을 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1일 “최근 남조선에서 군부의 심각한 부패상을 폭로한 TV극 ‘D.P.’가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남측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군무이탈 체포조(D.P.)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 대해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폭력행위와 가혹행위로 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탈영한 대원들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남조선 군에 만연된 기강해이와 폭력행위, 부패상을 그대로 폭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대 안에서의 애정 관계나 치정 관계와 같은 시시껄렁한 내용에 국한되던 이전 시기 TV극과 달리, 사병들이 왜 탈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됐는가를 생동하게 보여줬다”며 “지옥과 같은 남조선 군살이의 실상을 깡그리 파헤쳤다”고 했다. 군 부대 내 애정 관계를 다룬 최근 드라마로는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있다. 북한군을 포함하면 현빈·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도 있다.
매체는 신병이 코를 곤다는 이유로 방독면을 씌우고 물고문을 하거나, 구타·성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등장한다면서 “사람들의 분노와 격분을 자아내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발생했던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사건들을 담은 것으로 하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또 ‘D.P.’의 인기에 대해서는 “8월말부터 남조선 인터네트 동영상 봉사업체 ‘네트플릭스(넷플릭스)’를 통해 상영된 이 TV극은 현재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며 “타이와 윁남, 영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널리 방영되고 있다고 한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종종 필요에 따라 남측 TV 프로그램에 대한 보도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북한을 배경으로 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백두산’ 등에 대해 “우리 공화국을 헐뜯는 내용으로 일관된 영화와 TV극”이라며 비난했다. KBS 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에서 보수당이 악역으로 묘사된 것을 언급하면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조롱하기도 했다.
북한은 대외선전매체가 남측 TV 드라마를 소개하지만 주민들에게는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외부문물 접촉에 따른 처벌 수위도 강화했다. 이 법에는 남한 영상을 시청한 사람은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고, 영상을 유입·유포한 사람은 사형 선고까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