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12명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의 3가지 비전을 발표하고 후보들 간 질의 응답을 나눴다. 각기 다른 비전들을 발표했지만 공통적으로 '노조 개혁'에 한목소리를 냈다. 7분씩 자신의 정견을 발표하고 추첨에 따라 지정된 다른 후보와 2분간 질문을 주고 받은 방식과 관련해 "유치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발표에서 "규제 혁신과 합리적 노사 관계 정립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수요를 증진시키겠다"면서 "노사관계는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을 보장하되 노동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노사관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경남지사 시절 강성 노조와 싸워 본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 긴급명령이라도 발동해 강성 귀족노조의 패악을 막고 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는 발표 뒤 이어진 안상수 전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경남의료원 폐업'을 언급하며 "당시 국회에선 (경남의료원 폐업을) 못하도록 반대했다"며 "대통령에게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이 있다. 국회를 통해서는 (노조 개혁이) 어렵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가진 대기업 노조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약탈하고 공공부문 노조는 민간분야의 창의와 활력을 빼앗고 있다"면서 "귀족 노조, 특권 노조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90%의 노동자에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노총도 스스로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변화하지 않으면 자연히 소멸할 수밖에 없도록 노동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첫 번째 비전은 "노동개혁"이라며 "철밥통 노조를 반드시 극복하고 노동개혁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협박해도, 문자 폭탄이 날아와도 문재인 대통령처럼 비겁하게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이겨내겠다"고 했다. 박진 의원도 "우리 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귀족노조 중심의 노동 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도 "민주노총의 횡포를 혁파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만이 다른 후보들과 이견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해외 진출 제조업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공약했는데, 장 위원장이 '강성 노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북한하고도 대화하는 우리가 민주노총과 대화를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스웨덴, 독일 등의 나라는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정치지도자가 나서서 노사 양측을 불러 핵심 이익을 양보하는 타협을 이뤘다"면서 "우리가 그 사회적 대 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
노동 문제 외에도 파격적인 공약 제시도 잇따랐다. 홍 의원은 개헌을 통해 국회를 양원제로 전환하고, 현재 300명이 정원인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축소하고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30년 먹거리를 위해 혁신성장을 이뤄내겠다"면서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미래기획원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경제기획원이 있었다면 원희룡 정부에는 미래기획원이 모든 규제와 미래의 성장 산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전 분야에 과감한 혁신 성장 정책을 펼 것"이라고 했다.
장성민 전 의원은 "서울의 49개 대학을 수도권 외곽 지연으로 이전해, 그 부지에 스마트 캠퍼스 주거타운을 구성해 아파트를 짓겠다"며 "이 부지의 50%만 활용해도 20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안상수 전 의원도 "유휴 농지 1억평을 활용해 500만원대 아파트 10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다만 대부분의 후보가 새로운 공약이나 비전을 발표하기 보다 기존 공약을 정리해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또 추첨을 통해 정해진 질문자가 1분간 질문을 하고 답변자가 1분간 답변을 하도록 돼 있어 질문도 단조로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두 시간 넘게 끌면서 토론도 안했다"며 "선관위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토론을 막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홍 의원도 이날 발표회가 마치기 전 자신의 발표와 질의응답만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홍 의원 측은 "발표회 날짜가 정해지기 전 지방 순회 일정을 잡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오늘도 경기 지역 순회 일정 도중 몇 가지 일정을 취소하고 왔던 것이라 당에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