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당부하고 싶다. '경제'가 아니라 '정치경제'를 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준비하면서 당시 김상조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에게 이렇게 말한 사실이 1일 알려졌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2개월간 청와대에서 본 문 대통령의 모습을 엮은 '승부사 문재인'(메디치미디어)에 담긴 내용이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열린 '승부사 문재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서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일어난 신천지 사태 종식을 위한 대책 수립과 실행, 코로나 백신의 해외 수입과 국내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대처를 소개했다. 다만 이날 배포된 것은 가편집본으로, 최종본에서는 내용 일부가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문 대통령의 직설적인 발언도 수 차례 등장한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비상대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라"며 "사상 유례없는 전권을 가진 거다. 동원할 수 있는 수단 다 허용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 지나고 경기부양책을 쓰면, 갈 데까지 가버리고 나면 대책이 무슨 소용이냐"며 경제라인을 채근했다고 한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점을 두고도 "총선 이후로 미룰 수는 없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복절 집회 후 코로나 확진자가 늘자, 문 대통령은 "몇 명이 깽판을 쳐서 많은 사람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하다니"라고 했다고 한다. 또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에 감염된 보수 성향 유튜버가 치료시설에서 주는 음식에 불만을 말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 밥이 맛이 있냐 없냐라니, 한심할 정도네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열린 '승부사 문재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로 국내 진단키트를 미국에 제공한 일 등 외교적 노력도 소개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방호복 등의 의료장비를 지원해줄 수 있나"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마스크와 방호복은 한국도 국내 여유분이 없다. 앞으로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고 한다. 대신 문 대통령이 "진단키트라면 지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생큐"를 연발했다는 것이다.

강 전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을 '착시'가 아닌 '직시'하자는 관점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국면이어서 그런지 그간 대통령의 노력을 폄훼하는 주장이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신뢰 형성이 훼손된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있는 사실만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