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교원 신규 채용 시 필기시험을 시·도 교육청에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병원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31일 야당 반대 속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 되고 있다./연합뉴스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따르면 사립 초·중등학교 교원 신규 채용 시 필기시험이 포함돼야 하고, 필기시험은 시·도 교육감에 위탁 실시해야 한다. 또 관할청의 징계요구에 따라 임용권자가 징계 처분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임원과 친족 관계에 있는 교직원 명단도 공개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사학법인의 인사권과 운영권을 제약해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필기시험 위탁 등의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쳤지만, 재석 206인 중 찬성 67인, 반대 139인으로 부결됐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서 "개정안은 사학 자체를 부정하고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학교 운영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하는 조항과 관련해 "운영위에 기초기초의원들이 많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학교는 교육의 장이 아니라 정치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에서는 이 밖에 여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들이 대거 통과됐다. 병원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환자가 요청할 시 의료기관은 수술실을 의무적으로 촬영해야 한다. 녹화 영상은 수사·재판 기관이 요구하거나 환자와 의료기관 쌍방 동의가 있어야만 볼 수 있다. 다만 응급 및 고위험 수술은 예외적으로 촬영을 거부할 수도 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35% 이상 줄이도록 명시한 탄소중립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라고 반대해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권한을 체계·자구심사로 제한하고 심사기간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한 국회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 군사법원을 폐지하고 성범죄를 비롯한 일부 군(軍) 범죄를 민간에서 수사·재판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변호사가 경력판사가 될 수 있는 최소 경력요건을 5년으로 고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현행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법관의 최소 경력요건은 올해까지 5년이지만 내년부터는 7년, 2026년부터는 10년으로 늘어난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해 올라온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나 당 내에서 뒤늦게 '사법개혁 후퇴'라는 반대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판사 순혈주의, 법원 관료주의" 문제를 지적하며 "법조일원화를 퇴행시키고, 판사승진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개정을 반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