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 공공기관 곳곳에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낙하산'은 90여명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이 꿈꾸는 대동세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전 도민 제3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는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의 도민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연합뉴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노조가 작성한 '부정채용 경기도 공공기관 등' 자료에 따르면, 이 지사의 보은인사로 추정되는 '낙하산 인사 명단'에는 90여명이 포함됐다. 이 지사가 2010~2018년 성남시장을 지낼 당시 산하 기관에서 함께 일했던 인물들과 2017년 대선 캠프 등에서 활동한 인물 등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에 임명된 경찰 간부 출신 인사도 명단에 포함됐다.

노조 측은 공공기관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의도로 이 지사가 2019년에 도입한 '열린채용'이 측근들에게 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법과 행정 절차에 따라 경쟁을 뚫고 채용된 인사들"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낙하산 인사의 규모가 무려 90명이 넘는다고 하니,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이라는 경기도 슬로건이 민망할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 공공노조가 밝힌 낙하산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관련 분야 경력이 전무한 캠프 출신이거나 성남시 산하기관, 국회와 시의회 출신인 이 지사의 정치적 관련자들"이라며 "이 지사가 꿈꾸는 '대동세상'이란 결국 같은 편끼리만 대동단결하는 그들만의 세상인가"라고 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2017년 관훈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가깝다고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이 지사는 인사와 관련된 내로남불, 도정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기도 노조가 발표한 보은인사 명단에 따르면 뇌물전력의 전직경찰, 고문치사 가해자, 미투 가해자, 캠프 출신 인사 등 무려 90명에 달한다고 한다"며 "분명 경기도 다른 산하기관에 더 많은 사례가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 지사의 측근 채용은 '조직의 경영경험과 능력을 갖춘 자,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켜 나갈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자' 등 애매모호한 자격요건을 내세워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채용의 문을 열어 놓고, 사전 내정으로 측근들을 채용하는 방식"이라며 "구린내 풀풀 나는 부정채용, 보은인사 사례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대선 후보 몸집 키우기, 대권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도정을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면, 도정은 자기 '재산'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교익 보은인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고문치사 사건 가해자 채용, 경기도 산하기관 노조의 보은인사 경찰 수사 의뢰, 최근엔 산하노조들이 작성했다는 보은인사리스트까지 터졌다"며 "전문성과 관련 없는 인사들이 캠프, 성남시, 국회 및 시도의회 등 지사와의 인연으로 임용된 것에 대한 사회적 고발"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