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8일 안보 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를 주장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유 전 의원, 안상수 전 의원을 향해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런 이 지사에게 “적화통일에 찬성하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홍준표, 유승민, 안상수 후보님,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라니”라며 “너무 위험한 주장이다. 아무리 선거라지만 안보 상황을 악용해 표를 얻으려는 위험천만한 포퓰리즘”이라고 썼다. 이어 “바람직하지도 않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며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근거를 상실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과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초래하게 된다”며 “미국이 이를 수용할 리 없고, 특히 트럼프 정부와 달리 핵무기 비확산 정책을 추구하는 바이든 정부는 이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은 한반도 평화 세력인지, 전쟁 세력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더는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며 “말로만 당당한 핵 협상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진전시킬 수 있는 실용적 대안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북한의 핵 위협과 적화통일에 찬성하냐”고 했다. 그는 “나토식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은 저의 일관된 안보공약”이라면서 “상대방을 비난하기 전에 이 후보의 대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이 되어버린 이 절멸(絶滅)의 위기 상황에서 이 후보는 핵 억지력 없이 무슨 수로 북한 핵미사일을 없애겠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설마 ‘북한은 남한을 향해서는 같은 민족끼리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냐”라고 했다.
또 “아니면 ‘말만 잘하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스스로 없앨 거다’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냐”라며 “설마 핵공격을 앞세운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에 본인도 모르게 말려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썼다.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보고 느낀 게 없나”라고도 했다.
이 지사가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한 데 대해 유 전 의원은 “이 후보의 대표공약인 ‘기본 시리즈 포퓰리즘’부터 돌아보라. 누가 누구한테 포퓰리즘을 말하는지 기가 막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