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 부대 부실급식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책으로 부대별로 '선(先) 식단 편성, 후(後) 조달' 형태의 식자재 조달 체계가 추진 중이다. 그러나 육군 제1사단이 특정 대기업에 유리한 입찰 공고를 내 낙찰받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군대 부실 급식 사진. /페이스북 캡처

24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식자재 조달 체계 변경 시범사업 부대로 지정된 육군 제1사단 예하 대대에서 군납비리 정황이 확인됐다"며 "애초 특정 업체를 식자재 공급 업체로 낙찰하기 위해 그 업체의 공급 물품 목록을 따다 입찰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센터에 따르면 국방전자조달시스템(D2B) 경쟁 조달 방식을 사용하는 1사단은 9월 8일부터 10월 8일까지 소속 장병들의 식사에 사용될 총 1억 4000여만원 상당의 477개 품목 식자재 입찰 공고를 지난 13일에서 19일 냈다.

현재 국방부가 추진 중인 '선(先) 식단 편성, 후(後) 조달' 방안은 영양사가 매월 식단을 짜면 그에 맞춰 'eaT'로 주문한 뒤 식자재 유통업자들이 농축수산품과 가공식품 등을 경쟁 입찰하는 것이다. 그러나 1사단의 경우 미리 업체를 특정하고 공고를 낸 형태로 보인다는 것이 센터 측의 입장이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올라온 '부실 급식' 제보 사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 격리장병이라는 제보자는 5월 10일 점심에 반찬과 국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페이스북 캡처

센터는 "입찰 공고상 현품설명서에는 식자재 품목별 규격과 형태는 물론, 원산지까지 세세하게 명시되어 있고,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업체도 명시됐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업체는 식자재 납품 대기업 H사인데, 제보로 확인한 바 입찰 공고에 올라온 식자재 품목 다수는 H사에서만 취급하는 것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획상 해당 부대의 부식 조달 방법은 '평일 매일 배송'으로 굳이 냉동 중국산 소채류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 육류의 경우 규격과 목적에 따른 수입 원산지를 스페인,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한정할 까닭이 없었다"면서 "H사는 시범사업 준비 과정에서 수차례 자문을 제공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연합뉴스

센터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불공정 거래이자 군납비리"라며 "국방부와 관계 부처는 경쟁 조달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육군은 해당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육군은 "군은 장병 부실급식을 해소하고 군내 급식체계 혁신을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개 대대에 국한해 민간업체를 활용한 식자재 구매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는 군 급식 시스템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부대에서는 법률 검토를 통해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