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2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주요 공약인 '기본소득'과 관련해 "우리(민주당이)가 지향하는 복지국가와는 맞지 않다"며 "위험한, 새로운 길"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신(新)복지' 정책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용주의에 입각한 복지국가를 계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과 관련 "부자들에게는 필요없는 돈이,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돈이 가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격차를 좁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확대하는 역진적인 것이 기본소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김대중 정부에서 기초생활보장제를 시발로 복지국가의 길로 들어섰다. 일관되게 취해온 철학은 '포용주의'"라며 "약한 쪽을 더 도와 격차를 줄이고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문재인 케어,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이 김대중 대통령이 20여년 전에 말한 것을 구체화한 것이고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그렇게 써야할 돈을 (모두에게) 나눠주면 어떻게 하나. 의아하다"고 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이 민주당이 주장해 온 '보편 복지'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보편 복지에 대한 오해가 크다"고 했다. 누구나 아프면 그 혜택을 볼 수 있어 기회가 보편적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지 암 환자와 감기 환자에게 혜택을 똑같이 주자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사의 앞서 임기 내에 전(全)국민에 연간 100만원, 19~29세 청년에는 추가로 100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말까지 '청년 200만원, 전 국민 1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사회 안전망을 잘 갖추는 것이고, 그 정책이 신복지"라며 "국가가 거대한 보험회사처럼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도와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 상황 속에서 국민들을 튼튼하게 받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가 가야할 길임을 100% 확신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보편, 선별 지급 논란과 관련해서도 "영화 '기생충'에 비유하자면 큰 비가 내렸을때 창 밖의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이 있고, 비가 주거지를 덮치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했다.
이 지사가 정부의 선별 지급 방침에도 전 경기도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88%에 1인강 25만원씩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 지사는 나머지 12%에게도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전 대표는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을 고집해 온 기획재정부에 대한 해체론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기재부가 예산 기능과 재정 기능을 합쳐 놓아 너무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것에 대해서 대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도 "정부 개편은 나중에 하고, 내년부터 코로나19 이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가동할 수 있도록 올해 예산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공약이 "가장 과장이 덜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임기 내 주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듯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나중에 물어보면 그제서야 '문 정부가 약속한 205만호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공항'(성남비행장)을 이전해 공공주택 3만호를 짓겠다고 했다.
이 밖에 올해 안에 검찰개혁을 완성시켜야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문 정부가 완성하지 못한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공약을 올해 안에 완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만든 점을 언급하며 "당시 올해 6월까지 입법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중간에 재보궐 선거가 있어 미뤄졌다"며 "정기국회 때까지는 처리해야하고,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 뜻을 모아 지도부에게 건의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야권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선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이 그 정도인가 정말 실망했다. 그런 분들이 국가를 책임지겠다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지지율이 최근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해선 "민심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몇 번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