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22일 우리 정부가 루마니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받은 뒤 나중에 갚는 '스왑(교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지난 5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백신은 언제?'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이 유통기간 얼마 안 남은 얀센 (백신을) 줘서 겨우 숨돌렸다"며 "이스라엘에 이어 루마니아와는 유통기한 임박한 백신을 받고 나중에 우리가 새 백신 확보하면 돌려주는 협상을 체결한다는 뉴스를 들으니 자괴감이 든다"고 썼다.

앞서 루마니아 국영 통신사 아제르프레스 등은 루마니아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한국에 모더나 백신 45만회분을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백신 스왑 차원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도 "루마니아도 백신 협력 논의 대상국 중 하나로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모더나로부터 백신 2000만명 분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회장과 화상전화 연결하면서 광낼 때는 언제고, 모더나 도입 물량이 반토막 나서 접종이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선 사과 한마디 없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는 백신이 남아도는데 우리 정부는 왜 백신 수급에 실패한 것인지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와중에 1차 백신 접종율이 50%가 넘었다고 자랑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내년도 백신 구입 예산 충분 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건 정말 웃기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돈이 없어서 백신 구입 못했나"라며 "지난 총선을 앞두고는 국민 혈세로 재난지원금 100% 살포 팍팍 잘 하더니 백신 확보는 왜 이 모양이냐"고 했다.

2021년 5월 2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살라 팔라툴루이(팰리스홀)에서 '백신 접종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하면 예약 없이 1차, 2차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50%가 넘는 국민들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며 "2차 접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진도"라고 했다. 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내년도 예산안 중간보고를 받으면서 "백신이 남아돌지언정 초반부터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충분한 예산이 배정되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루마니아와 한국이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는 부랴부랴 '일방적 지원'이 아닌 '스와프'라며,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그렇게나 국민들께 백신확보를 자신하더니 이제 와 다른 나라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 문제"라며 "'G7(주요 7국)을 넘어섰다'던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무색하게 알바니아, 베트남, 튀니지와 함께 백신을 받는 동일 선상에 놓인 것이 문제 아닌가"라고 했다. 루마니아 언론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튀니지, 이집트, 알바니아, 베트남 등에 백신을 기부할 예정이다.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백신이 기부 대상이다.

허 대변인은 "그런데도 정작 문 대통령은 어제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어서자 '예상보다 빠른 진도'라며 자화자찬을 반복했다"며 "이제는 도저히 감당할 수도 없는 국민들의 고통, 폐기 직전의 백신을 다른 나라로부터 들여와야 하는 굴욕은 대통령의 예상보다 어떠한지 대답해보라"고 했다. 그는 "졸지에 (한국을) '백신 처리국'으로 전락시키고, 국민들의 고통 처리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