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6월 17일 자신의 행적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상황에 밀려서 한 사과라 별로 평가해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22일 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불법 영업 중이던 한 유흥주점을 직접 나서 단속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지사가 올린 사과문에 대해 “윤리적 사과가 아니라 전술적 사과일 뿐”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에서 “(화재가 발생한 6월 17일)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며 “저의 판단과 행동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시 오전 11시 45분쯤 화재 현장에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소방경)이 고립됐다. 이 지사는 이 사실을 알고도, 저녁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마산에서 황씨 유튜브에 올릴 ‘떡볶이 먹방’, ‘단팥죽 먹방’을 찍고 이천으로 이동했다.

이 지사는 사과문에서 “당시 경남 일정 중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조치 중 밤 늦게 현장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해 다음 날의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 30분경 사고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황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캡처

이와 관련해 진 전 교수는 “평소에 현장 강조하며 새벽에 술집 단속하는 현장까지 쫓아나가 활극 연출하는 엽기를 즐기시는 분이 화재 현장을 제쳐두고 찾은 현장이 고작 떡볶이집이냐”고 했다. 이어 “다음 날 일정을 취소했다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며 “공식 일정도 취소하는 판에 황교익 먹방이 그렇게도 중요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의 선거를 위해선 중요한 일정이었는지 몰라도, 고립된 분의 안위보다 제 사람 챙기는 걸 우선시하는 행태가 황당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이 지사의) 말에 따르면 구조대장이 고립돼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황교익과 히히덕거리며 먹방을 찍었다. 이건 인간적인 공감능력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