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17일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났을 때 경남 마산에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던 것이 '세월호 참사'에 빗대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과도하다"며 "박근혜는 세월호 현장을 파악도 하지 않고, 보고도 회피했다"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 책임자인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했냐"며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5년 전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겠다던 이 지사는 이천 참사 현장엔 20여시간이 지난 뒤 도착했다. 이 때문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박 전 대통령과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지사는 20일 이날 경기도 고양시에서 동물복지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세월호가 빠지고 있는 구조 현장에 가지 않느냐고 문제삼지 않는다. 지휘를 했느냐 안 했느냐, 알고 있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 삼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저는 (화재 당시)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며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고 마산에서 네 시간 넘게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 현장에 갔다"고 했다. 이 지사는 황교익씨의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면서 떡볶이와 단팥죽을 먹었다.
그는 "이걸 갖고 빨리 안 갔다고 얘기하면 부당하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갖고 정치적 희생물로 삼거나 공방의 대상으로 만들어서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이 자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황씨와 유튜브 영상을 촬영한 뒤 화재 발생 20시간만에야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또 이 지사는 "황교익 사건도 비슷하다"고 했다. 황씨가 정치 공세에 부당하게 자진 사퇴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 지사는 "그런 훌륭한 기획가가 어디있나. 얼마나 억울하겠나"라며 "사실을 왜곡해 공격하는 행위는 국정을 하자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자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사고 행적을 강하게 비판했던 점을 언급하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22일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비판하며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박 대통령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 지사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박근혜 대통령)은 '관저'에서 국민에게 떳떳하게 밝히지 못할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사고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발인이 2시간 20분 동안 보고만 받고 있었다는 것으로도 형법의 직무유기죄에 해당될 수 있는데, 만약 피고발인이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이는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 성립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도 "300여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구조 책임자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냐"며 "성남시민도 1명 사망 4명 중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썼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내로남불도 정도가 있다"며 "이 지사는 세월호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을 직접 고발하면서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다면 직장 무단이탈'이라는 해괴한 말을 하며 무의미한 정치공세의 끝판왕을 보인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구조대장이 창고에 갇혀 생사불명'이라는 보고를 받았으면 떡볶이를 입에 물고라도 달려 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 안전 문제를 갖고 왜곡하고 심하게 문제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현장에 재난본부장이 있고 제가 부지사도 파견하고 현장 상황을 다 체크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날 밤늦게 경남 일정을 포기하고 새벽에 도착해서 현장 일정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