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났을 때 경남 마산에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던 것을 비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시점이 떡볶이 먹으며 히히덕거릴 시간은 아니었다"는 이유다.

6월 17일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화재가 발생한 지난 6월 17일 이 지사 행적이 논란이 되자 경기도가 내놓은 해명을 "교묘한 말장난"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경기도는 이날 이 지사의 화재 당일 행적과 관련한 비판에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애끊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화재는 6월 17일 오전 5시36분 발생했고, 이 지사는 경남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 날 오전 1시 32분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불이 난 지 약 20시간 만이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진 전 교수는 "누구도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소방 구조대장이 진화작업 도중 실종된 상태에서 도정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먹방 일정을 강행한 것이 적절하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유튜브 채널에 7월 11일 공개된 영상에서 '떡볶이 먹방'을 하고 있다. /유튜브 황교익TV 캡처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로 순직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소방경)은 다른 동료들을 먼저 내보내고 현장에서 빠져 나오다 오전 11시50분쯤 고립됐다. 김 소방경은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었는데, 이 지사는 오후부터 저녁까지 마산에서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올릴 '떡볶이 먹방'과 '단팥죽 먹방'을 찍었다.

진 전 교수는 "구구절절 변명할 것 없이 '무조건 잘못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하는 게 좋을 듯"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