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한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18일 탈당 배경에 대해 “정당이 타락한 것은 고쳐 쓸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유 전 구청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민주당에 26년간 몸담고 있었는데 어제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을 떠나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하기도 했다.
유 전 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탈당 배경과 다른 민주당계 인사들의 합류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옛날 어른들이 무 바람 든 것은 고쳐 쓸 수 없다. 다시 어떻게 해도 먹을 수 없다고 하는데 저는 거기 하나 더 붙이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는 비리를 옹호했다”며 “재판에서 확정된 한명숙, 김경수 사건이나 조국 사태 등 너무 명확한 비리에 대해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자유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을 추진하는 등 과거 민주당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며 ”삼권분립은 상처 입고, 민주주의도 후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상식을 추구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숨 쉴 공기가 한 줌도 남아있지 않는다고 판단해 민주당을 떠났다”고 했다.
유 전 구청장은 “지금 민주당의 더 큰 문제는 당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유력 대선주자들도 당내 강성 세력에 영합하는 데 바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중재법이라는 악법을 두고도 유력 주자들이 ‘내가 현역 기자라면 찬성하겠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말을 한다든지, ‘언론사는 보도를 잘못하면 망해야 한다(이재명 경기지사)’라는 말을 한다든지 하는 것을 예사로 한다”며 예를 들었다. 이어 “(민주)당의 젊은 국회의원들도 어느 하나 자정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래된 물에 다 동화되어 권력에 취해간다”고도 했다.
그는 “내년 대선은 여러 면에서 비정상적인 국가가 되어가는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느냐 마냐의 결정적인 선거가 될 것 같다”면서 “기존이라면 정치를 마무리하는 나이기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대한민국 정상화에 작은 힘이나 보태야겠다”고 했다.
유 전 구청장은 “그동안 외롭게 싸워온 윤 전 총장을 돕기로 했다”며 “윤 전 총장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투박하고, 우직하고, 정의감이 있는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상화에 앞장서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계 인사들의 추가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함께하던 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저와 같은 시국 인식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면서 “제가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많은 전화와 문자를 많이 받고 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한다’는 반응이 많다”고도 했다.
기자 출신인 유 전 구청장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제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공보특별보좌역 등을 지냈고,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관악구청장을 지냈다. 지난 4·15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려 했지만,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정태호 의원에게 경선에서 밀려 공천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