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이번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충돌했다. 이 대표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원 지사가 공개하자, ‘정리된다’의 주어가 윤 전 총장이 아니라 ‘갈등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 전 지사가 통화 내용을 잘못 말했다면서, 원 전 지사와 선거관리위원장 임명을 놓고 의견이 충돌한 게 배경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방송에 출연해 ‘원 전 지사와 통화한 것은 맞나, 정리 발언을 한 것도 사실이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 캠프와의 갈등상황이 언급되는 과정에서 곧 정리된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원 전 지사가 자신감이 있었다면 앞에 주어를 넣어 윤 전 총장이 정리된다는 의미로 제가 윤 전 총장을 말했다고 확실히 말했지 않았겠냐”며 이렇게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에게 전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원 전 지사에게서 이 대표가 ‘윤셕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게 아니라 후보로서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앞 뒤 워딩도 있는데 그것을 옮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이날 오후 TV 방송에 출연해 원 전 지사의 발언 내용이 잘못됐다고 반박에 나선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제가 어떻게 정리한다는 것인가. 후보 하나를, 제가 그럴 능력이 있겠냐”며 “(제게) 손가락을 튕기면 정리하는 능력이라도 있단 거냐”고 했다.
이 대표는 ‘정리’ 발언에 대해 “제가 그대로 들어봤는데, 윤석열 후보 캠프와의 갈등이 언급되는 과정에서 곧 정리된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 갈등 불거져서 윤석열 지지율이 잦아든 측면이 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캠프도 격앙된 분위기가 자제되고 갈등이 정리될 것이란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또 “제가 (정리 발언의) 주어로 ‘윤석열’을 말한 적 있는지 주장을 제기한 분이 말씀해야 한다”고 했다.
원 전 지사와 갈등을 빚게 된 배경으로 선거관리위원장 선임 문제를 꼽았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가) 전화해서 선관위원장으로 모 인사는 곤란하다는 발언을 했다”며 “저는 후보자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씀드렸고, 다소간 언쟁이 있었던 것도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밖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원 전 지사가 (이런) 이야기를 하신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와의 갈등과 관련해 “전혀 소통에 무리가 없다”고 했다. 이어 “경준위가 봉사활동도 토론회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려 한 것들”이라며 “이준석이 만들어서 주자들을 발 밑에 두려 한다는 추측성 발언, 낭설로 대표를 공격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