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올해 경축식은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렸다. 사회는 배성재 아나운서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은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부교수와 기계체조 국가대표 여서정 선수가 맡았다.
청와대는 올해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옛 서울역사에 대해 "1919년 3‧1운동 당시 최다 인원인 1만여 명이 만세운동을 벌였다"며 "같은 해 9월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가 제3대 조선 총독 암살을 위해 폭탄 의거를 거행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후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은 역사적인 공간"이라며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교류와 번영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서울역은 '남대문 정거장'이었던 1919년에는 현재의 옛 서울역사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역사(驛舍)는 1925년 9월 준공됐다. 남북 분단으로 한반도와 대륙을 철로로 잇지는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경축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2018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2019년에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지난해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됐다.
이번 경축식 주제는 '길이 보전하세'다. 청와대는 "선조들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이루어낸 독립의 터 위에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거쳐 선진국 지위로 격상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선도국가 대한민국을 '길이 보전'하여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격상'은 지난달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됐던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한 것을 가리킨다.
경축식은 수도권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고려해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종교계 인사 등 20여명만 참석했다. 당에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매년 실시하던 경축 공연도 생략했다.
경축식을 시작하면서 나온 주제 영상 '길이 보전하세'는 영화배우 배두나 씨의 내레이션을 엮었다. 도쿄올림픽도 주요하게 등장한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한국 최초 부녀 메달리스트 여홍철·여서정 부녀가 낭송한다. 애국가는 올림픽 참가선수들의 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제창한다.
만세삼창은 아역배우 김준 군이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차세대 중형위성 1호 체계를 담당한 항공우주연구원 김의근 연구원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도쿄올림픽에서 근대5종 종목 한국 최초 메달리스트가 된 전웅태 선수가 탑골공원에서 함께 한다.
사회를 맡은 배성재 아나운서는 독립운동가 신영호 선생의 외손자다. 2019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 사회를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