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제76회 광복절을 맞아 '나라 정상화', '대일관계 개선'을 주장했다. 이들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참담한 어둠 속 독립을 향한 외침이 나라의 빛을 밝혔다"며 "절망 속 위기의 나라를 구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한국 상황에 대해 "무너진 공정과 상식, 약자를 외면하는 이념 중심의 정책, 국민의 삶보다 우선하는 진영의 논리가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식에서 다시 출발하겠다"며 "국민 개개인의 꿈을 멀게 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겠다"고 했다. 이어 "나라를 정상화하는 일이라면 어렵고 고통스러운 길이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각오가 되어있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찾아 선열들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 백범 김구 선생 묘역, 윤봉길 의사 등이 묻힌 '삼의사' 묘역, 이동녕 선생 등이 묻힌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이분들의 뜻을 받들어서 더욱 튼튼하고 강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효창공원으로 향하기 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으로 되찾은 국권 위에 세워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정신을 꿋꿋하게 지키겠다"고 적었다.
경쟁 주자인 최 전 원장도 비슷한 시각 서대문독립공원을 방문했지만, 동선이 겹치지 않아 만나지는 못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1998년 한일 양국이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을 공동으로 선언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본 후 취재진과 만나 "광복 76년이 지났는데 한일 관계가 아직도 과거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언제까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갈 때 진정한 극일의 길이 열린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서도 "이 선언에는 한일 관계를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거의 모든 원칙이 녹아있다"며 "당선되면 취임 즉시 일본 정부와의 대화 노력을 시작하고, 빠른 시간 안에 두 국가 사이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이후 한일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았다면서 "양국 정치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