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은 한 사람의 광복을 이루는 것”이라며 “‘완전한 광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이날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개최된 정부 기념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피해 할머니들에게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셔 주시길 기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2017년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올해 기념식은 ‘김학순 할머니 증언 30주년’의 의미를 살려 ‘함께 지켜온 30년, 세상을 변화시킬 당신과 함께’를 주제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30년 전 ‘일본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이 한 문장의 진실이 세상에 나왔다”며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할머니들은 가슴에 묻어온 고통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법정과 증언장에서 울려 퍼진 할머니들의 증언은 여성의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다”며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을 증명해주신 할머니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 등록된 240분의 피해자 할머니 중 우리 곁에 생존해계신 분은 14분에 불과하다”며 “모든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한을 풀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과 규범을 확고히 지키며, 한 분 한 분의 명예가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진실의 토대 위에 용서와 화해의 미래가 꽃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일 양국과 세계의 젊은이들이 피해 할머니들의 삶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
기념식은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이후 현재까지 30년간 이어진 연대와 실천, 미래를 위한 희망을 표현한 기획 영상과 기념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또 기림의 날을 전후로 여가부의 ‘청소년 작품 공모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의 교육용 콘텐츠 공개·전시 등 기념행사가 열린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최근 국내외에서 위안부 피해의 역사를 부정·왜곡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고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연구와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