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청년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11일 업무방해와 위조사문서 행사, 자본시장법 위반 등 총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정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연합뉴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국의 시간’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조 전 장관은 사법부의 판결 앞에 겸손하게 입시비리를 시인하고 위선적 태도로 인해 상처를 받은 수많은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석고대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 부대변인은 “조국 전 장관의 입시비리는 청년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눈물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번 판결은 젊은 세대의 성실한 땀과 열정에 대한 기득권의 위선을 사법부가 엄중하게 심판한 결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조국사수대’ 민주당은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또 다시 우길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마음의 빚이 남아있는지 묻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월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었다.

윤석열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교육을 ‘기회의 사다리’로 여기며 노력해 온 여러 국민께 ‘공정’의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입시비리는 말 그대로 충격”이라며 “설마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처럼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부부가 과거 각종 서류를 조작하며 자녀의 부정 입학에 관여했다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 상식을 저버리고, 각종 궤변으로 진영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벌여 온 지난 날 ‘조국의 시간’으로부터 이제 좀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겠는가”라며 여권 인사들을 향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뻔뻔한 조국 일가 사건의 사실관계가 확정됐다”며 “조국 전 장관의 딸 입시용 7대 경력은 모두 허위로 인정됐다”고 했다. 그는 “이제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등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늦어도 많이 늦었다”며 “조국 일가 사건을 계기로 ‘어긋난 부모찬스’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심담·이승련)는 이날 업무방해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1051만1657원을 선고했다. 형량은 1심과 같지만, 벌금 5억원과 추징금 1억40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단보다는 액수가 줄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정 교수 딸의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고,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유죄라고 봤다. 다만 1심이 유죄라고 본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듣고 동생 명의로 음극재 개발업체 WFM 주식 12만 주를 매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직후 정 교수 변호인 측은 “상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