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되기 전에는 고아라는 점이 부끄럽고 속상했지만 아빠와 제가 부딪히고 이겨냈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 아빠가 이런 점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많은 아이가 저처럼 극복할 수 있는 발판과 밑거름을 얻을 수 있고, 사회 인식도 바뀌기 때문이다."
4일 국민의힘 소속 후보로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65)의 큰 아들 영진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지난 달 더불어민주당 이경 전 부대변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 입양을 더는 언급하지 말라"는 취지로 최 전 원장을 공격하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려 맞대응 한 것이다.
부인 이소연 씨와의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작은아들과 큰아들을 입양한 최 전 원장은 8년간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에 약 150편의 일기로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입양 부모로서 겪었던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전달했다.
부부는 당시 일기에서 "진호(둘째 아들)가 친구의 엄마에게 '저는 엄마 배에서 안 나왔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치원 선생님에게 혹시라도 기회가 되면 진호에게 '가족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넌지시 말씀해주시기를 부탁드렸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입양을 결심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물건을 고르듯이 고르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아이에게 무언가를 기대해서 입양해서는 안 된다. 입양은 말 그대로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이 발언은 올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다시 한번 회자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 대책을 묻는 질문에 "입양을 취소하거나 마음이 안 맞으면 입양 아동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의 '입양 스토리'는 "본인이 아이에 대해서 정말 깊이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더는 언론에 이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에게 입양됐다고 하는 게 정서에는 좋다고 하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는 이 전 부대변의 발언으로 정치 쟁점화되기도 했다.
이에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며 "최 전 원장의 입양 사실이 미담으로 전달되는 게 못마땅하다는 뉘앙스"라고 꼬집었다. 이어 "입양 사실이 감춰야만 하는 부끄러운 일인가. 사랑과 존중을 받으며 컸다면 입양은 어떠한 흠결도 되지 못한다. 따라서 죄인 취급 받을 이유도 없다. '미담 제조기'라며 치켜세울 땐 언제고 진영 하나 달라졌다고 이렇게 표변하나. 이중성도 이 정도면 재능이다"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당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의 간담회에서 "입양 관련해 어떤 분이 이상한 말씀을 하셨는데 양준우 대변인이 말이 안 되는 얘기에 '말이 안 된다'고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