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현지 시각) 개성공단 재개와 미국의 투자를 통한 남북미 신뢰 재구축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개성공단에 맥도날드를 열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현지 시각) 미국 애스펀 안보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조시 로긴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와 영어로 대담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민주당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포럼에서 “개성공단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자 남북미 간 신뢰를 다시 쌓아나갈 수 있는 대들보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을 재개하면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미국이 투자에 나선다면 이는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요소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현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한국 기업에서 북한 당국으로 벌크캐시(Bulk Cash·대량현금)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2019년 1월 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해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송 대표는 “평화를 지키고 준비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한미연합훈련이지만, 북한은 이러한 우리의 주장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맥도날드’가 개성공단에 지점을 연다면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차원의 군사훈련이라는 것을 북한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의 폭격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맥도날드가 개성에 지점을 여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강하고 상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시 로긴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가 3일(현지 시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송 대표는 미북 관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무런 대가 없이 평화를 이뤘다는 평이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북한이 중대한 도발을 하지는 않았으나 언제든지 도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며 “(북한에) 조속한 인도적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최고의 방법은 북한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베트남이 미국과 수교한 이후 동남아에서 중국의 확장 전략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라고 했다.

송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워싱턴포스트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이자 CNN 정치분석가인 조시 로긴(Josh Rogin) 기자와 약 30분간 영어로 일대일 대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