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일 이달 중순에 실시될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 후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김여정이 국군 통수권자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장에 도착,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 전 대표는 이날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도 확산되고 있고, 남북 간 통신 연락선 재개도 합의다"며 "여러 가지를 감안해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 선거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인 대화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를 통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8월 말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설 의원과 뜻을 같이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여정이 언제부터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가 됐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여권 일각에서 또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이 불거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김여정을 우리 국군의 통수권자로 모시고 있는지 묻는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권이 북한 김여정의 한미연합훈련 취소 요구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이것은 '암묵적 동의'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보여주기 쇼밖에 되지 않을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기 위해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면 당장 그만 두라"며 "훈련을 안 하는 군은 군이 아니다. 한미연합훈련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도 여권의 한미연합훈련 연기 주장에 반대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여당 일각에서는 김여정의 말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자는 주장도 나온다"며 "국민들 자존심과 국방 주권을 김여정에게 헌납당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마치 상왕이라도 되는 양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 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4년간 대북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 통신연락선 복원 기점으로 들뜬 모습"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이번에도 김여정 하명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취소 또는 연기, 위축시킨다면, 권력 유지를 위해 국익을 팔아먹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대표가 '합리적 결정'을 말하며 연기론에 무게를 실었지만, 민주당의 공식적 입장은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 "(한미 합동훈련은) 김여정 부부장이 말한 대로 적대적인 훈련이 아니라 평화 유지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해 완전한 운용능력(FOC) 필수 훈련이기도 하다. 이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한미연합훈련은 한미동맹의 문제이고 주권의 문제"라며 "연례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김여정 담화에 대해선 "상투적 전술"이라며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의도적이고 철저히 계산된 측면에서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