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에 대해 30일 원고지 0.5매 분량의 짧은 입장문을 내놓았다. "여성 혐오적 표현은 안 된다"는 내용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10일 오전 충남 논산 국방대학교에서 민·관·군 고위정책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성평등 정책'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여가부는 이날 이른바 '쥴리 벽화'와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 안산 선수의 '페미니스트' 논란에 대해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최근 스포츠계와 정치 영역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배포했다.

여가부는 입장문에서 "최근 스포츠계와 정치 영역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련해 여성가족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 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적으로 벽화나 안산 선수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외벽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 여성을 그린 벽화가 그려졌다. 윤 전 총장의 아내 김씨를 비방하는 내용인데, 전날 정치권에서 큰 논란이 됐다. 또 안산 선수에 대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페미니스트'라고 공격하는 글이 올라왔다.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16강 일본 하야카와 렌과 대결에서 10점을 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여가부의 대응이 소극적이고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희숙 의원은 여성계가 비방 벽화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여성 운동은 '여당이 허락한 페미니즘' 뿐인가"라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은 정치적 공격을 위해 한 인간의 '여성임'을 도구로 삼아 공격한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력"이라면서 "우리나라 여성운동가들과 여가부가 '가치'는 어떤 정치세력과 관련된 일인지에 따라 켜졌다 꺼졌다 하냐"고 물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의 아내를 비방하는) 뮤직비디오도 나왔던데, 그럴 거면 스피커 설치해서 (이 지사가) 형수와 나눈 대화도 빵빵 틀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이 여가부가 나설 때"라며 "여가부는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