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이 30일 당 밖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벽화와 관련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여성 인권과 양성평등과 관련해 명함을 판 사람이라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그런데 모두 어디 있냐"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 여성운동은 '여당이 허락한 페미니즘' 뿐인가"라며 이렇게 적었다. 이어 "우리나라 여성운동가들과 여성가족부가 추구한다는 '가치'는 어떤 정치 세력과 관련된 일인지에 따라 켜졌다, 꺼졌다 하느냐"며 "지원금을 나눠주는지, 자리를 약속하는지, 정치적 득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머니에서 꺼냈다 다시 넣어뒀다 하는 게 무슨 '가치'냐"고도 했다.
앞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외벽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벽화가 그려져 논란이 일었다.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고 적힌 해당 벽화에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김씨와 연관된 남성들로 등장하는 7명의 이름도 적혔다. '쥴리'라는 명칭도 해당 파일에 등장하는 김씨의 별칭으로 김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이라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해당 벽화가 논란이 되자 해당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이자 서점 대표인 여모씨는 전날일 문제가 된 문구를 모두 삭제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벽화 주인이 문제가 된 문구를 삭제하겠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고 "주인이 문구를 삭제하겠다고 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될 것 같지만 이것이 우리 정치에 던지는 메시지는 오래 갈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우리나라가 아직 여기까지밖에 못 왔나 깊이 실망했지만, 오늘 아침 SNS에서 친구분이 '저런 비열한 자들이 바라는 대로 그냥 흘러가게 놔둬서는 안되겠다'면서 정치적 입장을 바꿨다는 포스팅을 봤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다 그 후에 무엇을 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대사가 떠올랐다"고 했다.
윤 의원은 "비열한 짓을 막아내기 위해 눈을 부릅뜨는 시민이 많아진다면 이런 혐오스런 사건도 내리막인 아닌 오르막 계단이 될 수 있겠지요"라며 "오르막 계단으로 만들기 위해 꼭 짚어야 하는 것은 '여성인권을 보호한다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정치적 공격을 위해 한 인간의 '여성임'을 도구로 삼아 공격한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