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입당을) 결심한 지 몇 시간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로 전격적인 입당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서울을 비운 상황도 택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입당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광석화처럼 입당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50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당 대외협력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악수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났다. 오래 생각해 봤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국민의힘과 사전에 협의가 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오쯤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의 당사 방문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따로 협의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와 순천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휴가 중이다. 그래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입당할 때 이 대표가 함께했던 것과 달리, 권 의원이 입당원서를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입당을 전격적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더 이상 입당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가져가는 것이 제가 정권교체와 정치 활동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국민들께도 많은 혼선과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면서 “(입당을) 결심한 지 얼마 안 된다. 몇 시간 안 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8월 초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7월을 넘기지 않고 입당원서를 썼다. 그는 “다양한 국민 의견을 당적 없이 경청하는 시간을 좀 더 갖고 싶었다”면서 “(대선 출마 선언 후) 한 달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보니,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신분으로도 넓은 성원과 지지를 받기 위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까지 굳이 끄는 것보다 (빨리 입당하는 것이 낫다), 내주부터 휴가도 시작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지방 일정을 간 날 입당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지도부, 이 대표와는 지난 일요일(25일) 회동부터 교감을 가져왔다”면서 “저는 지방 일정을 몰랐고, 입당과 관련한 인사는 다음 주에 하면 된다”고 했다.
이제 당내 경쟁자가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공개 회동을 제안했으나, 윤 전 총장은 거절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거취 결정을 어느 시점에 해야 하는 지 고민할 때여서 (공개 회동을 거절했다)”며 “이제는 어떤 분께서 뵙자고 해도 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