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김씨를 비방하는 가사의 노래도 등장했다. 이 곡을 부른 가수 ‘백자’는 과거 ‘범민련전사’ ‘주한미군철거가’ 반미(反美) 성향 노래를 불렀다. 최근에는 친여(親與) 성향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민중가수 '백자'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를 비방하는 내용의 곡이다. /유튜브 캡처

가수 백자의 유튜브 채널에는 29일 ‘나이스 쥴리’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가 올라왔다. 백자는 유튜브에 “치열한 공방전에 돌입한 쥴리. 후대에 쥴리전이라는 판소리가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는 글을 쓰고, ‘자발적 관람료’라며 은행 계좌번호를 올렸다.

‘쥴리’는 윤 전 총장의 아내 김씨가 유흥업소 접객원 출신이라는 루머에서 김씨의 별칭으로 거론되는 이름이다. 김씨는 ‘뉴스버스’ 인터뷰에서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루머를 부인했다.

백자의 ‘나이스 쥴리’ 가사는 “나이스 쥴리, 르네상스 여신 / 볼케이노 불꽃, 유후 줄리 / 서초동 나리들께 거저 줄 리 없네”는 내용이다. 또 윤 전 총장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춘장’을 언급하며 “나이스 쥴리, 춘장의 에이스 / 비즈니스 여왕, 그 엄마에 그 딸 / 십원 짜리 한 장 / 피해 줄리 없네” 등의 가사도 있다.

29일 10시 25분쯤 서울 종로구 우미관 옛 터 골목에 차량 3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막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 /송복규 기자

백자의 유튜브 채널에는 ‘윤짜장이 사라져야 메리 크리스마스’ ‘윤짜장 참교육송’ ‘춘장트롯’ 등 윤 전 총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곡이 올라와 있다. 또 국민의힘을 비방하는 ‘토착왜구당(国民の力: 고쿠민노 치카라)’, 윤 전 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을 비방하는 ‘쩍벌과 관종’ 이라는 노래도 올라와 있다.

백자는 ‘혜화동 푸른섬’을 거쳐, 민중가요 그룹 ‘우리나라’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혁명동지가’ ‘범민련전사’ ‘주한미군철거가’ ‘국가보안법철폐가’ 등을 불렀다. 2008년 광우병 시위 때는 ‘다시 광화문에서’라는 노래를 불렀다.

백자가 작사·작곡한 ‘혁명동지가’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RO(Revolution Organization·혁명조직) 조직원들이 세 차례에 걸쳐 제창한 노래다. 혁명동지가는 NL(민중해방) 계열을 중심으로 한 운동권 사이에서 폭넓게 불렸던 노래다. 수원지법은 2014년 2월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등 7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이석기 의원이 혁명동지가·적기가를 부르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혁명동지가’에 대해 한국을 미국 식민지로 보고 북한 대남혁명 노선에 동조해 혁명투쟁 의식 고취를 선동하는 노래로 규정했다. ‘혁명의 별은 찬란해’라는 부분과 ‘몰아치는 미제에 맞서 분노의 심장을 달궈 변치 말자 다진 맹세 너는 조국 나는 청년’이라는 등의 가사가 나온다는 이유다. 그러나 백자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혁명동지가가 일제 치하의 독립군들의 뜻을 기리며 청년들이 조국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은 노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