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건물 벽면에 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진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정의당에서는 "여성혐오적 흑색선전"이라고 했다.

29일 10시 25분쯤 서울 종로구 우미관 옛 터 골목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송복규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해당 벽화에 대해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기 바란다"며 "이른바 친문(親文) 지지자들이 벌이고 있는 막가파식 인격살인에 대통령이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영부인의 자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하기 바란다"며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거냐"고 했다. "입만 열면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고도 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본인 건물이니 무슨 그림이든 자유라고 할 것"이라면서도 "야권 제1주자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잡스런 풍문을 기정사실화해서 벽화를 그려 불특정 대중에게 비방하는 행위는 사유지의 권리를 넘어 정치적 만행"이라고 했다.

그는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 할까"라며 "야당 지지자들은 그따위 추잡하고 더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쥴리 벽화'를 내거는 사람이나, 열광하며 성지순례 운운하는 자들이나, 수준 이하의 대깨문들일 것"이라고도 했다.

민중가수 '백자'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나이스 쥴리' 뮤직비디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를 비방하는 내용의 곡이다. /유튜브 캡처

정의당 내 조직인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여성혐오적 흑색선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벽화도 그려졌고, 뮤직비디오도 등장했다. SNS에는 '쥴리'를 말하는 게시글들이 넘쳐난다"고 썼다. 이날 '혁명동지가' '주한미군철거가' '국가보안법철폐가' 등의 민중가요를 부른 가수 백자가 부른 '나이스 쥴리'라는 곡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올라왔다.

강 대표는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나서서 지지자들에게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뒷짐 지고 가만히 있는 태도는, 이것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의도나 다름없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의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리스트가 등장했다. 이런 식의 비난은 남성에게라면 결코 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쥴리' 의혹에 사실은 여성혐오와 성추문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다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쥴리 벽화'에 대해 "다를 미쳤다, 저질들"이라면서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고 했다. 그는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깔린 여성혐오가 혐오스럽다며 "그 지지자들의 광적인 행태는 민주당이 이미 역사적 반동의 세력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