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외벽에 야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한 데 대해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종로 어느 거리에 윤 전 총장의 가족들을 비방하는 벽화가 걸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벽화에 대해 "저질 비방이자 정치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도 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이와 같은 인신공격을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우리 나라의 정치 품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들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고 썼다.
최 전 원장은 "근대 자유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은 '사회 속에서 사는 한,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 일정한 행동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면서 "자유를 생명처럼 여겼던 위대한 정치 사상가의 말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일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외벽에는 가로 15m, 세로 2.5m쯤되는 벽화가 그려졌다.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그려진 6점의 그림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 서방 검사'라고 적혔다. 또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쥴리'는 윤 전 총장 부인 김씨와 관련된 루머에서 그를 지칭하는 별칭이다. 앞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대선후보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인척, 친구관계, 이런 게 다 깨끗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쥴리'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봤다"고 말했다.
벽화에 나열된 이름들도 윤 전 총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김씨와 연관된 남성들로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김씨는 앞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이야기"라며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했다.
김씨를 비방하는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입주한 한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해당 건물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