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려견 '토리'가 주인공인 '개스타그램'(개+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토리가 직접 글을 쓰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인데, 토리는 윤 총장을 '도리'라고 부른다.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별명이 '도리도리 윤'이 됐는데, '셀프 디스'로 여권 지지자들의 네거티브 공세를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토리스타그램'은 지난 22일 개설됐다. 첫 게시물 사진은 토리가 문틈으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사진이다. 글 속 화자인 토리는 "안녕하세오. 도리네 토리애오"라면서 "어떤 삼촌이 우리 아빠 별명을 도리라고 지어주셔서 토리랑 아빠랑 같은 '리'자 돌림이 되었어요"라고 했다. 맞춤법이 틀린 것은 반려견이 글을 쓴다는 콘셉트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두 번 째 게시물은 윤 전 총장이 토리와 산책 나가 찍은 사진이다. 이 글 내용은 "아빠 오늘 개(너무)더워요, 그만 집에 들어가요"다.
윤 전 총장이 키우는 반려묘 '나비'도 등장한다. 윤 전 총장이 반팔 셔츠를 입고 침대에 누워서 전화를 받고 있을 때 나비가 윤 전 총장 근처를 돌아다니는 8초 분량의 영상이다. "나비는 맨날 아빠한테만 부비부비해오"라는 글이 붙었다.
토리가 윤 전 총장 지지를 호소하는 글도 올라왔다. "톨이는 정권교체 그런건 어려워서 잘 몰라오. 하지만 토리와의 약속도 정직하게 꼭 지켜오. 언니오빠삼촌이모들과의 약속도 꼭 지킬거라고 토리는 믿어오."라는 내용이다.
토리는 윤 전 총장이 2012년에 유기견 보호단체로부터 소개를 받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다음 날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토리와 함께 산책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윤 전 총장은 유기견 2마리, 유기묘 3마리, 일반 반려견 두 마리 등 총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토리가 주인공, 나비가 조연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연 것은 청년과 여성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어린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만화 캐릭터 '엉덩이탐정'을 홍보에 활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윤 전 총장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처음 만들었을 때 프로필 사진도 '토리'를 안고 있는 사진이었다.
윤 전 총장은 선거 캠프에 SNS 전담 팀을 두고 전문 인력을 투입하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글을 올리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법률팀 페이스북 계정에 더해 '윤석열 국민캠프' 페이스북 계정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