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을 찾아 지역 향토음식인 돼지국밥과 부산 향토 주류업체가 만든 소주 ‘대선’을 마시며 시민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 동석한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대선 소주를 들고 “(다른 소주가 아닌) 대선을 고른 이유가 있다”고 했고, 안병길 의원은 “대승하시기 바란다. 대선을”이라며 윤 전 총장의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소주잔을 받아 든 윤 전 총장은 웃으며 “돼지국밥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낮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고 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민생행보 ‘윤석열이 듣습니다’ 일환으로 부산 동구 북항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북항재개발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윤 전 총장은 이후 부산민주공원에서 참배를 했다. 이어 부산 서구의 한 돼지국밥집으로 이동해 부산이 지역구인 김 의원, 안 의원, 장제원 의원과 점심 식사를 했다. 점심 메뉴로는 돼지국밥과 수육, 대선 소주를 주문했다.

윤 전 총장은 가게에 들어서면서부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시민들의 환호에 적극 호응했다. 식사 도중 한 시민이 건네는 소주잔을 받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식사를 마친 뒤에도 식당 주인에게 사인을 하고, 손님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윤 전 총장은 인근의 협동조합형 카페에서도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낮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면서 한 시민으로부터 소주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낮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면서 소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과 함께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국민의힘 의원 성명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이 지역 활동을 하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8월 입당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내 세력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당 밖에 있기는 하지만 유력한 대선 주자로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윤 전 총장이 어떻게든 명분을 가지고 또 그 명분 속에서 더 많은 기대감과 희망을 갖고 국민의힘과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윤 전 총장이 예를 들어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저 입당합니다' 하고 혼자 들어오면 어떤 감동과 명분이 있겠냐”고 했다. 국민의힘 내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을 기반으로 입당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YONHAP PHOTO-3468> 윤석열 부산 국회의원과 식사 (부산=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낮 부산 서구에 있는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식사하면서 소주잔을 부딪치고 있다. 2021.7.27 [부산사진공동취재단] ccho@yna.co.kr/2021-07-27 14:29:0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다만 김 대변인은 이날 일정과 관련해 “전날(26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고, 이날은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난 것으로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났던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으라는 국민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며 “의원들을 만나는 것도 전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난 것처럼 ‘국민 캠프' 출범 이후 캠프의 활동을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민주공원을 참배한 것도 광주광역시를 방문했을 때 5·18 민주화 운동 묘역을 참배했고, 대구에서도 2.28 민주의거기념탑을 찾은 만큼 윤 전 총장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민주공원을 방문해 참배한 뒤 방명록에 ‘자유민주체제 수호를 위한 부산 시민의 항쟁을 우리는 오래오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추념의 장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추념의 장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