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현안에 대해 야당과 국민의 질문에 늘 묵묵부답”이라며 “본인에게 필요한 말은 하는 것을 보면 묵언 수행은 아닌데, 정작 국민이 듣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으니 국민 가슴은 열불이 나고 타들어 간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이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 사과 요구에는 “유체이탈 화법이 전부”였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는 “아무런 입장도 반응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저는 청해부대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국가의 명을 받고 이역만리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백신도 없이 집단감염된 비극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군의 대처가 안이했다'는 유체이탈 화법이 전부였다”며 “군에 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군 통수권자가 군의 잘못에 대해 일차적으로 국민께 사과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군을 꾸짖는 모습은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 “김 지사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댓글 조작을 지시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문 대통령은 입을 닫고 있다”며 “최측근이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론조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그 범죄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문 대통령인데도 아무런 입장도 반응도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주권을 빼앗기고 알 권리를 박탈당한 국민께 사과하라는 제 요구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오히려 김경수는 ‘진실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헛소리를 하고, 민주당은 ‘지난 대선은 문 후보의 승리가 예견된 선거'라며 방어를 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어차피 금메달을 딸 올림픽 유력 후보라면 스포츠 도핑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장 아니냐”고 했다.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은 자신의 무능으로 벌어진 일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는 외면하고 침묵하며 기껏 말할 때는 유체이탈하고 아랫사람 탓만 한다”며 “이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이러니 나라의 기강인들 제대로 서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2003년 3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 비리가 터졌을 때 이렇게 말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불법자금 모금 및 수수 의혹에 대해 “최도술씨의 행위에 대해 제가 모른다고 할 수가 없다. 입이 열 개라도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리며 아울러 책임을 지려고 한다. 수사가 끝나면 그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이 문제를 포함해 그 동안에 축적된 여러 가지 국민의 불신에 대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렇게 노 전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겨보니,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은 노 전 대통령의 발뒤꿈치에도 못 따라간다”며 “그러면서 적통 경쟁을 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