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광주를 찾은 소회를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피로써 지킨 5·18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은 "오래 전 광주 근무하던 시절에 민주화 열사들을 찾아 참배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왔다"고 했다. 이어 "내려오면서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열사들을 보니까 아직도 한을 극복하자고 하는 말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또 "피를 흘린 열사와 선열들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풍요한 경제 성장의 기지가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참배를 마친 윤 전 총장은 5·18 관계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여기(광주)에서 근무했었고 2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한이 풀렸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묘역에 들어와 보니 울컥했다"며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 분들의 숭고한 뜻이 보편적 가치와 번영의 길로 갈 수 있는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족민주열사(옛 망월묘역)에서도 윤 전 총장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한열 열사의 묘지에서 참배를 한 윤 전 총장은 "눈에 생생하네"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비석을 만지며 "대학원 졸업 논문 준비하고 있던 중에 6·10항쟁 벌어지면서 일손을 놨다"며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 맞는 걸 못 봤지만 그 뒤로는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 침해가 벌어지면 5·18정신에 입각해 비판해야 한다"며 "5·18정신을 헌법정신으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 AI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삽입하는 문제는 개헌과 관련되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와 동의가 필요하다"면서도 "3·1운동이나 4·19정신과 비춰 5·18정신 역시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숭고한 정신이기에 우리가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로서 떠받들어도 전혀 손색없다"고 했다.
'헌법 전문에 5·18 정신 수록에 찬성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그런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5·18을 기리기 위해 일부러 제헌절에 찾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