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해 온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만나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논의하며 "졸속 탈원전 방향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관련 수사를 언급하며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고 정치 참여 계기가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주 교수와의 만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어떤 부분에 비판점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에너지 정책이란 것은 안보와 경제, 우리 삶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이것(탈원전 정책)이 국민의 합당한 동의와 사회적 합의로 추진된 것인지 의구심이 많이 든다"고 했다.
이어 "원자력이 안전성 문제에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체르노빌 같은 사건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도 탄소중립(적인 발전 방식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저비용으로 에너지가 생산돼야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일자리, 청년 희망 문제와 다 관련이 있다"고 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사건, 전면 압수수색 지시하자마자 감찰 징계 청구 들어와"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에서 현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탈원전과 관련한 행보를 가장 먼저 보인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총장직을 그만 두게 된 것은 월성 원전 관련 사건 처리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으로 대전지검에 전면 압수수색을 지시하자마자 감찰 징계 청구가 들어왔고, 사건 처리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압력에 넘어가지 않았다"며 "첫 직무정지를 소송을 통해 극복하고 다시 검찰에 복귀해서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폐기한 인물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것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그런 (주장이 나오게 된)것이라고 봤다"며 "더 이상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겠다 생각이 들어 나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정책은 국가 정책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가 없이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무리하게 추진되며 법적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월성 원전 조기 가동 중지는 굉장히 많은 법적 문제를 안고 있어 앞으로 소송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그는 월성 원전 사건에 대해 "사건을 지휘하면서 보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무리하게 추진됐구나 생각했다"고도 했다.
◇최재형의 감사원,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배후로 文대통령 발언 지적
최근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월성 원전 사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며 "최 전 원장이 정치에 참여할지는 모르겠지만, 감사원장직을 그만 두게 한 것 역시 월성 원전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한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내용이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조기폐쇄되도록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 배경에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라는 질문이 있었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하자 관련 증거 자료와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 등 444개의 파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했다.
감사원이 이 같은 내용을 검찰에 수사의뢰해 대전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한규 "원전 사고 사망자, 체르노빌 43명뿐…안전 관리 가능"
주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출마의 변에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시장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너무나 정확하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적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SMR을 이야기하고, 세계 원전 동맹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가 최고의 기술을 갖고 대형 원전 시장에 진출해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전이 오랫동안 가동되며 생명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해 왔다고 했는데, 실제로 원전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체르노빌 사고의 43명뿐"이라면서 "위험할 수는 있지만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