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자신을 ‘안중근 의사’에, ‘추-윤 갈등’ 때 자신을 비판한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일본 형사’에 비유해 논란이 된 가운데 추 전 장관과 김 전 최고위원이 4일 대면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은 전부 친일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추 전 장관은 “민주당을 더 민주당 답게 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해영(오른쪽)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조선DB

추 전 장관은 이날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 행사에서 면접관으로 참석한 김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추 후보는 면접자로서 면접관에 대한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 추 전 장관은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소속만 민주당, 무늬만 민주당이 아니라, 정체성·역사성에서 민주당이어야 된다”고 답했다.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해 ‘무늬만 민주당’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은 “본인을 안중근 의사에,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일본 형사에 비유했다”면서 “이런 태도는 나만이 선(善)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악(惡)이라는 후보자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이냐”고 물었다. 추 전 장관은 “그렇지 않다”면서 “(3일 페이스북 글) 전체 맥락을 보면 민주당이 촛불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각오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추 후보의 태도는 국민통합 관점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친일 청산이 국민통합을 저해한다고 민주당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통합은 정의, 공정, 법치에 입각해 통합해야 진정한 통합”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이러려고 나라를 세우고 민주주의에 열정을 바쳤나, 피를 흘렸나, 오히려 분열과 갈등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전 최고위원은 “후보와 다른 생각을 가진 많은 국민들은 전부 친일하는 거냐, 지금 그런 식으로 말한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그렇게 단정한 적 없다”며 “우리나라의 역사성, 정체성을 민주당이 더 민주당 답게하자는 말”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쓴 글. 자신을 안중근 의사에, 김해영 전 최고위원을 일본 형사에 비유했다. /페이스북 캡처

앞서 추 전 장관은 전날 “의사 안중근을 일본 형사에게 검증과 평가를 하라고 하면 테러리스트라고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대선후보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선정된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한 글이었다. 이 글에서 추 전 장관은 “불가피한 검찰개혁을 ‘추-윤 갈등’으로 언론과 야당이 몰아세울 때 개혁에 힘을 보태기보다 함께 언론과 방송을 통해 ‘추-윤 갈등’에 동조하고 저를 향해 독설과 비난을 쏟아낸 분이 저를 검증하고 평가한다고 한다”며 “반역사적이고 자학적이며 불공정한 처사”라고 썼다.

김 전 최고위원은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 징계를 추진하던 지난해 12월에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핵심적인 부분”이라면서 “지금 추미애 장관의 모습은 오히려 검찰개혁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들게 한다”고 했다. 또 김 전 최고위원은 4·7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후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면서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내려다 결국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르게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