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자신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점령군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발언을 비판한 야권을 향해서는 “역사지식이 부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출발에 대한 이해가 기초부터 잘못됐다”며 “역사를 왜곡하지 마라”고 했다.

28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이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지사가 끝내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입장을 고집한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이어 “한미동맹의 가치마저도 부인해 버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에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달라 친일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다시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 지사 발언의 ‘친일 세력’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이시영 부통령, 모두 나라 되찾기에 헌신하신 열사들”이라면서 “이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역사지식의 부재’ 정도가 아니라 역사왜곡”이라고 썼다.

또 ‘미 점령군’에 대해 “미국은 건국 영웅들의 열정과 희생을 지지했고, 6·25 전쟁의 참화를 겪는 동안 함께 피를 흘리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고마운 우방, 혈맹”이라면서 “그런데 이 지사의 말에선 자유세계의 동반자에 대한 고마움도 연대감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국내 정치를 위해 국제 정치마저도 불안으로 몰고 가는 저열한 정략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며 “권력을 얻기 위해 나라의 기초를 뒤흔드는 극언(極言)도 마다하지 않는 불안한 정치, 불안정한 지도자를 우리 국민은 원치 않는다”고 썼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전남·경기도 상생협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해 “해당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기의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면서 “승전국인 미국 군대는 패전국인 일제의 무장해제와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하였으므로 ‘점령군’이 맞는다”고 썼다.

그는 이어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에 대해 “‘역사인식 부재' 라고 마타도어 하기 전에 본인의 ‘역사지식 부재’부터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