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한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일 이 지사 발언이 최근 '소련은 조선 해방, 미국은 남한 점령' 발언을 한 김원웅 광복회장이 발언한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해 지역 유림에게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지난 1일 이 지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는가"라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는 "나라를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새로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대한민국이 친일세력이 주도해 건국됐고 미군이 점령군이라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김원웅 회장의 말인 줄 알았더니 이 지사가 한 말"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역사인식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입버릇처럼 새로운 100년을 말한 문재인 정권 시즌2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원 지사는 "한국과 미국은 피로 맺은 혈맹이다. 미국의 도움 없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면서, 이 지사에게 "미국이 점령군이고 소련이 해방군이면 우리가 미국이 아닌 소련 편에 섰어야 한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성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원웅 회장도 지난 5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친일 잔재 청산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경기도 양주백석고 학생들에게 보낸 1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해방 이후) 소련군은 들어와서 곳곳에 포고문을 붙였다. '조선인이 독립과 자유를 되찾은 것을 참 축하드린다', '조선인의 운명은 향후 조선인들이 하기에 달렸다', '조선 해방 만세. 이렇게 포고문이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비슷한 시점에 미군이 남한을 점령했다. 맥아더 장군이 남한을 점령하면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앞으로 조선인들은 내 말을 잘 들어야 된다', '내 말을 안 들을 경우에는 군법회의에 회부해서 처벌하겠다', '그리고 모든 공용어는 영어다' 이런 포고문을 곳곳에 붙였다"고 주장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30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경기 양주백석고 김미나 교사를 대신한 최재국 광복회 경기북부연합지회장(왼쪽)과 브레이크뉴스 김충열 기자(왼쪽 세 번째)에게 '역사정의실천인 상'을 각각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복회 제공

이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김 회장은 전날 광복회를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국인을 X무시한 맥아더 포고령을 비판해야지, 포고령 내용을 밝힌 김원웅 회장 비난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김 회장의 발언은 미국에도 알려졌다. 수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은 1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F)에 김 회장 발언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얼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인들이 북한에 우호적이고, 미국에 분노하도록 오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수많은 인명을 희생하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해방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련이 당시 한반도 전체를 장악하고 미국이 1950년 (한국전쟁에서) 한국을 방어하지 않았다면 한반도 전체는 지금 공산주의 독재 하에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한국도 없고 지금 한국인들이 누리는 민주주의, 자유, 인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