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장모 최모(74)씨가 의료법 위반과 요양급여 편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고 했다.

전날 대선출마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출마 기자회견서도 "법 적용에는 절대 예외 없다는 신념"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저는 그간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장모와 관련한 의혹에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검사로 재직하던 동안이나 그 이후에나 법 적용에는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을 해왔다"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시절 강조했다"면서 "법 집행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공정한 절차가 담보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공정한 법집행에는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그동안 검찰총장 사위 때문에 최씨 빠져 나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장모가 실형을 받은 것에 대해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 것 없다고 하면서 국민 재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원 한 장' 발언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으로 알려졌으나, 정 의원은 "표현이 와전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그런 표현을 한 적 없는데, 그게 어떻게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송 대표는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고 전제한 채 윤 전 총장을 비판한 것이다.

이어 송 대표는 "그동안 검찰총장 사위란 존재 때문에 동업자만 구속되고 최씨는 빠져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검찰총장 사위가 사라지자 제대로 기소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윤 후보가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했을 때 썼던 논리가 경제공동체론, 묵시적 동의론이었다"면서 "자신의 부인과 장모의 관계에는 사실상 경제공동체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그런 입장에서 장모의 1심 유죄 판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警, 장모 최씨 2015년 입건 안해…당시 尹 좌천돼 있을 때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2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에게 공범 책임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투자금 회수 목적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이지만 요양병원 개설·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이 사건은 2015년 파주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돼 동업자 3명만 입건됐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1명은 징역 4년이,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확정됐다. 최씨는 당시 공동 이사장이었으나 2014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조대진 변호사 등이 최씨와 당시 윤 총장,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각종 혐의로 고발, 재수사가 시작됐다.

최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윤 전 총장의 퇴진에 앞장선 정치인 3명이 대대적으로 기자회견 하면서 시작된 정치적 사건"이라며 "법률가가 쓴 고발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중에 회자하는 모든 소문을 담아 접수했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최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왜곡된 의견을 받아들인 재판부의 판단에 대단히 유감이며, 75세 노인이 무슨 도주나 증거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파주경찰서가 이 사건 수사를 한 뒤 최씨를 입건하지 않은 2015년 당시 윤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한 뒤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