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둘 줄 아십니까?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이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까?"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했던 2019년 7월,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의견을 접한 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제74주년 광복절 정부경축식'이 2019년 8월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조선DB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일본의 수출규제 2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대통령의 결단 소부장 독립운동'이라는 글에서, 2년 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당시 다수의 참모들이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문 대통령에게 이 방향의 메시지 초안이 올라갔다고 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메시지 초안을 보고 침묵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참모들은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회의가 소집됐고, 대통령은 '바둑의 승부처'를 언급하며 "나는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습니까?"라며 질책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7월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소재·부품·장비 관계자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 수석은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영영 기술독립의 길은 없을 것'이라는 지도자의 외로운 결단과 강력한 의지가 참모들에게 전해졌다"면서 "그렇게 2년 전 '소부장 독립운동'의 방향이 결정되었다"고 썼다.

그는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 '국익'"이라면서 "대통령도 자신의 결단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왜 마음에 걸리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어깨를 짓누르는 두려움을 이겨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