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정치에 뛰어들게 한 계기를 만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 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24년 전 인연을 말했고, 야권 대선 레이스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훌륭한 분"이라고 평했다.
◇조국 두 번 등장 "이념 편향적 '죽창가'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쓴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이 사모펀드를 이유로 '조국 불가론'을 주장했다는 내용이 책에 담겨 있다. 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게 '조금만 도려내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 전 장관과 김 의원 주장에 윤 전 총장은 "수사에 착수하기 전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에게 '누구만 도려내겠다' 하거나 사모펀드 운운한 적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압수수색 전에 예고하는 신호를 주는 것은 수사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일관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조 전 장관이 간접적으로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은 "지금 한일관계는 수교 이후 가장 관계가 열악해지고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계가 망가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한 2019년 7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신분으로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리는 등 일본 비판에 앞장섰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조 전 장관의 2019년 페이스북 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한일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이 정부 들어 망가진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와 한일간 안보협력, 경제·무역 등의 현안을 하나의 테이블에 올리고 '그랜드 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에 "변론도 잘했다" 최재형에 "자상하게 손수 커피 타주시던 기억"
윤 전 총장은 경쟁자인 이 지사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24년 전 성남지청에 근무할 때 (변호사였던 이 지사를) 자주 뵀다. 열심히 하시고 변론도 잘했다"고 했다. 다만 "(이 지사의) 개별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면서 답변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전날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최재형 전 원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을 개인적으로 모른다면서 "제가 검찰총장에 취임했을 때 예방을 가서 뵌 게 다"라고 했다.
그는 "그때 굉장히 자상하게 손수 커피를 갈아서 타주시던 것이 기억이 난다"면서 "굉장히 온화하고 법관으로서의 기품이 있는 분이라는 인상 받았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장을 하는 그 과정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켜보면서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MB·朴 사면엔 "안타까워하는 국민 생각에 공감" 이재용 사면엔 "가석방될 것"
윤 전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관련 질문에는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제했다. 뒤이어 "연세도 있고, 여자분인 두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선 "(사면보다)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것 같다"면서 "절차에 따라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