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일정 논란을 매듭짓고 본격 대선 모드에 돌입한다. 여권 후보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주자는 총 9명으로, 이중 이재명 경지지사가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성 친문(親文)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등판으로 ‘빅 3(이재명·이낙연·정세균)’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은 사이 추미애 전 장관이 여권 지지율 3위 자리에 치고 올라왔다.
◇대선 레이스 시작…7월 예비경선서 9명 중 3명 탈락
민주당은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한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선 연기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내홍을 치른 만큼 민주당은 곧장 채비에 들어갔다. 대선경선기획단은 당장 다음 주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7월 초중순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르기로 했다. 본경선은 9월 5일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9월 10일까지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현재 여권 대선 주자는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장관, 박용진·이광재·김두관 민주당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9명이다. 후보로 거론된 김경수 경남지사, 이인영 통일부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컷오프에서 후보 9명 중 누가 탈락자 3명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후보가 7명 이상일 경우 6명으로 줄이는 컷오프를 실시하도록 돼있다. 또 컷오프를 시작으로 결선투표까지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위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반(反)이재명’ 연대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의 1위 이재명 흔들 수 있을까…친문 업은 秋 등판에 주목
현재 여권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는 이재명 지사다. 6개월째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기록 중이다. 2위는 이낙연 전 대표로 지지율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난다. 3위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정 전 총리가 5%대 벽을 넘지 못하는 사이 ‘이준석 돌풍’을 탄 박 의원과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추 전 장관이 힘을 얻은 모습이다.
24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2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은 3.9%로 이 지사(22.8%), 이 전 대표(8.4%)에 이어 여권 대선주자 중 3위를 기록했다. 앞서 2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범진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은 6.0%로 이 지사(28.4%), 이 전 대표(12.3%), 박 의원(7.4%)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이다. 지난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3위 자리를 꿰찼다. 여권에선 추 전 장관이 경선 흥행을 견인할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지지율 상승세에 ‘조력자’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추 전 장관의 잠재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친문 지지층이 뚜렷하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이 이들을 결집할 경우 판을 흔들 수 있다. 물론 조직과 세력이 약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이 지사의 대항마로도 떠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반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되레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만 띄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의 중심에 섰던 자신을 스스로 ‘꿩 잡는 매’로 칭하며 윤 전 총장의 저격수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출마 선언 당시에도 강하게 윤 전 총장을 견제하며 공세를 예고했다. 이를 두고 친노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윤 전 총장한테 빛을 더 쏘여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저러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5선 중진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추 전 장관이)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꿩 잡으려다 꿩 키워주는 거(아닌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