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비서관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박 수석이 밝혔다.
◇靑 “인사 검증할 때 김기표 부동산 투기 목적 아닌 것으로 판단”
김 비서관은 지난 3월 임명돼, 지난 25일 관보를 통해 재산 내역이 공개됐다. 그 직후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청와대는 ‘인사 검증 실패’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 검증 시에 (김 비서관의) 부동산 내역을 확인했고, 각각의 취득 경위와 자금조달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했다”면서 “투기 목적의 부동산 취득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사 검증이 부실하다’는 질문에 “청와대의 인사 검증과 언론의 검증, (고위공직자의 경우) 인사청문회라는 과정을 통해 국회 검증도 시작된다”면서 “일련의 과정이 모두 검증 기간”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 검증이 완전하지 않다”면서 “비판은 계속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김기표 비서관, 임야에서 대지로 변경된 땅 재산신고 누락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6월 고위공직자 수시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경기 광주시 송정동 413-166번지(1448㎡)와 413-167번지(130㎡) 등 2개 필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아 개발이 어려운 맹지(盲地)여서 개발 호재를 노린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조선비즈가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 비서관은 두 필지와 붙어 있는 413-159번지(1361㎡)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비서관은 2017년 4월 김모(40)씨에게 토지(임야)를 매입했고, 두 달 뒤 세 필지로 쪼갰다. 이 중 413-159번지는 2019년 1월 지목이 ‘대지(대)’로 변경돼 주택이나 상가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됐다. 해당 토지에는 이미 수목이 제거돼 맨 땅이 드러나 있고, 컨테이너도 놓여 있다.
그런데 김 비서관은 해당 토지를 신고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본인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까지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이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