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26일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경기 광주시에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盲地)’를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청와대는 김 비서관을 즉각 경질하고, 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패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것은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김 비서관은 투기 목적은 아니라고 밝혔다만, 부동산 개발구역에 인접한 토지에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시민들의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를 향해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알고도 묵인했다면 명백한 ‘내로남불’이고 시민을 기만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비서관은 즉각 사퇴하고 청와대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는 이런 이에게 공직사회 비리와 부패를 감시하는 반부패비서관을 맡기겠다고 한 것인가”라며 “이 정도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은 부실을 넘어 부재(不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황보 대변인은 “게다가 LH 사태로 국민들에게 엄중한 심판을 받고서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자를 고위공직자에 임명하다니, 죽비를 맞았다던 문재인 정권은 반성하기는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靑 “김기표 비서관, 자금 사정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 요청해 부득이하게 취득”
김 비서관은 4900만원 상당의 경기 광주시 송정동 임야 두 필지(413-166, 413-167번지) 1578㎡(약 480평)을 보유하고 있다. 매수한 시점은 2017년이다. 맹지여서 건물을 지을 수 없어 쉽게 매매가 되지 않는 땅이다. 그런데 김 비서관의 임야에서 1㎞ 떨어진 곳에 송정지구 개발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28만㎡ 부지가 있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비서관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해당 토지는 광주시 도시계획조례(표고 50m 이상 개발 불가)로 인해 도로가 개설되더라도 그 어떤 개발 행위도 불가능한 지역”이라면서 “(김 비서관이) 개발을 통한 지가상승 목적으로 매수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땅을 산 이유에 대해서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를 요청하여 부득이하게 취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