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상정(想定)하고 한국과 사전 협의에 착수했다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한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확대회의 3세션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다음 달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한국 측의 설명을 듣고 일본 측이 이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개막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향을 한국 측이 일본 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가 참석한 것에 대한 답례로 문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교도통신은 일본 총리관저 소식통을 인용해 "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오는 각국 정상에 관해서는 동등하게 정중히 맞이한다"며 한국의 요청을 들으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만나 회담을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한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개회식 참석을 정상 간 대화의 기회로 삼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일본이 한국 측과 타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와 평창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018년 2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인해 양국이 대화할 환경이 훼손됐다고 여기고 있고,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본격적으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최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인사를 나눴으나, 짧은 대화만 오갔을 뿐 약식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 방일이 어디까지나 개막식 참석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악화한 한일 관계와 분리하는 형식이라면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문 대통령의 방일 여건이 갖춰질지는 유동적인 분위기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